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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칼럼|차라리 군소후보 당신들이 더 낫다(?)

일본 한자능력검정협회는 지난 12일 올 해 벌어진 사건과 한 해를 상징하는 한자로 ‘거짓과 속임’을 의미하는 ‘위(僞)’ 자를 ‘올해의 한자’로 선정했다. 일본의 올 한 해는 식품안전의 구멍이 뚫린 한 해였다. ‘위(僞)’가 선정된 것은 불량식품 파문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위(僞)자는 한국에서도 올 해의 한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과정에서 불거진 유력 후보의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기 때문이다.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의혹이 전부 풀리지도 않았다. 검찰의 발표를 믿지 않는 여론이 더 많기도 하다.

국회는 총선을 의식해서인지 특검법 발의로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있다. 어쨌거나 12월 19일은 제 17대 대통령이 뽑히는 날이다. 지난 12일 주요 신문들은 마지막 여론조사 발표했다. 격차가 심해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신당의 단일화 가능성이 약간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이제 투표만 남은 셈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13일엔 군소후보들의 TV토론도 열렸다. 참주인연합 정근모, 경제공화당 허경영, 새시대참사람연합 전관, 한국사회당 금민 후보가 그 주인공들이었다.
아이큐가 430이라고 주장하는 허경영후보는 계속해서 발언시간을 초과해 그의 목소리는 마이크 너머로 궁시렁대는 소리로 매듭 짓기 일쑤였다. 게다가 용감(?)하기까지 한 공약이 쏟아진다. UN본부의 판문점 이전, 국민연금제도 만든 사람들의 처벌,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정당제 폐지 등등.

전관후보는 계속 10여초 말하고 “이상입니다”라고 한다. 사회자나 패널들이 잠시 뻘쭘하게 있어야 했다. 다른 후보들은 각자의 정치색깔을 확실히 드러내며 타협없는 정책발표들이 인상적이었다.

좀 황당한 공약도 있었지만 어찌보면 유력후보 토론보다 훨씬 재미있고 알차 보이기까지 했다. 이들에게선 ‘위선’보다는 ‘진심’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이다.

유력후보들 토론은 대부분 상대 후보를 비난하다 끝나고 만다. 빌미를 제공한 후보나 맹공을 퍼붓는 후보나 결국 국민들에겐 실망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사실 유력후보들의 정책은 민노당을 제외하고는 ‘오십보 백보’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군소후보들의 열띤 토론은 국민들의 선거관심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민주주의 사회라면 황당하기까지 한 ‘난상토론’은 오히려 정치를 외면하는 국민들에겐 또하나의 흥미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선의 심판격인 언론과 검찰이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는 여론조사는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정치 못한 심판은 편향적일 수 밖에 없고 그것은 게임의 일부가 아니라 ‘짜고 치는 고스톱’과 같을 테니까….

코미디프로보다 더 재밌었던 군소후보 TV토론.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군소후보 중 한 명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아니 제가 대통령이 될거지만서도….”

어쨌든 유력 대선후보들 중 한 명이 당선이 될 것이고 떨어진 후보들도 총선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지만 군소후보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짐으로써 다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대한민국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