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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환갑 맞은 정부…남은 것은 이념 논쟁

정부수립 60년이니 사람 나이 환갑이다. 그런데 이 땅에서는 뜬금없이 ‘광복이냐, 건국이냐’를 놓고 보수 대 진보가 격돌을 벌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이명박 정부의 보수성이 국정철학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적잖은 이념적 충돌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부와 보수층은 확고한 국정운영을 빌미로 레드컴플렉스를 연상시킬 정도의 통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일각에서는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일고 있다. 이 같은 이념적 논쟁은 국민들의 정신만 혼란스럽게 할지도 모른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한반도 남북한의 평화무드는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을 계기로 깨졌다. 현 정권의 보수성도 크게 한몫을 했다는 주장엔 이론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개성공단 등 경제협력 문제다.

개성공단은 특히 과거 정권과 기업인들이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에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접목시킨 글로벌 경쟁마인드의 산물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남한 기업과 합작하기 가장 좋은 지구상의 국가를 꼽으라면 지체 없이 북한을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북한과의 합작은 어느 분야든 선호할 수밖에 없다. 우선 최고의 장점은 단일 민족으로 단일 언어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제3세계의 노동자들처럼 소통의 문제가 걸림돌이 되진 않기 때문이다.

남한 건설노동자 일당을 12만 원 선으로 볼 때, 북한에선 월급이 70~80달러(7만원~8만원)정도에 불과하다. 일당으로 치면 거의 수십 분의 1 수준이다. 최근 기업인들이 중국시장 인건비 급상승으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개성공단 쪽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다. 물론 현대아산이 아직까지 대북사업을 독점하는 방식 등이 문제점으로 남아있지만, 남북한의 특수 관계 등을 고려하면 대한민국의 블루오션은 북한임에 틀림없다. 현 정부가 대북관계를 이념 대립보다 경제 측면의 실리를 우선시해야 할 이유다. 미국과 중국 등 북한을 둘러싼 6자회담 국가들을 보면 실감나지 않는가. 북한이야말로 정치, 경제, 군사 등 어느 부분하나 소홀히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기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정부수립 60년 이후의 변화를 보여주는 통계들을 보면서 매우 재밌는 상상을 했다. 남한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60년간 746배 급증, 1972년에는 10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07년엔 9699억 달러대로 세계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GNI)도 1953년 67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2005년 2만 45달러로 2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행복지수’ 만큼은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했다.

영국 신경제재단(NEF)이 세계 178개국을 대상으로 행복지수(HPI. Happy Planet Index)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102위에 그쳤다. 더 놀라운 것은 MBC와 한국사회학회가 ‘한국인의 삶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첫 번째 행복의 조건으로 ‘돈’을 꼽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세계 1위의 저 출산율과 이혼율, 자살률, 높은 실업률과 증가하는 이민, 대학 입시전쟁, 양극화의 구조화 등 지표와 현상도 낮은 행복도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그렇다면 북한주민들의 행복지수는 얼마나 될까. 또 남북통일이 된다면 남북한 중 어느 곳의 행복지수가 높아질지 낮아질지, 또다른 변화는 어떤 것이 일어날지 궁금해 졌다. 그런데 정부수립 60년과 광복 63주년의 분단국가에서 남은 것은 이념논쟁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 또한 쓸데없는 상상력의 논쟁일뿐, 경제발전이나 역사의 진보엔 절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