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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용인시 공직사회 위기의식 실종됐나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지방자치제 실시이후 최악의 재정위기를 맞은 용인시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고위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레임덕 현상이 심각하다는 게 공직 내부의 전언이다.

얼마 전엔 용인시에 대한 시민사회의 여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4~5급 시 고위 공직자 100여명이 이틀로 나눠 관광성 현지시찰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것도 주말이 아닌 평일 근무 시간대에 전남 순천 정원박람회를 다녀왔다는 것이다. 명목은 공유재산 우수활용지자체 현지시찰이라고 했지만, 다분히 어떤 꼼수가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말 용인시를 위한 정책적 현지 시찰이었다면 고위 공무원들만 갈 것이 아니라 팀장급이하 실무 공무원들도 동행했어야 마땅하다.

문제는 또 있다. 경전철로 인한 재정 위기 국면을 타파하기 위한 비상시국임에도 평일 대낮에 학생들 소풍가듯이 떼로 관광성 시찰을 벌인 것 역시 납득이 안간다. 게다가 순천 정원박람회는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무려 6개월간 180일 동안 진행되는 행사다. 그렇다면 웬만한 공무원들은 이미 다 갔다 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용인시가 왜 갑자기 고위직 공무원들만 대상으로 평일 대낮에 단체 소풍을 추진했는지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처럼 이미 시작된 김학규 시장에 대한 임기 말 레임덕 현상을 의식, 공직사회 분위기 쇄신을 위한 고육책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나사 풀린 공직사회 분위기를 김학규 시장이 제대로 의식하고 있는지다. 무엇보다 공직사회를 진짜 일하는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김 시장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안타깝게도 용인지역 공직 사회는 아직도 눈치보기식 줄서기 타성과 관행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제 용인시의 현실을 직시하자. 시가 지방채 상환 일정 계획을 장기 10년 이상 늦출 수 있다고 해도 재정 건전성은 쉽게 회복되기 힘들다. 용인시는 그동안 대규모 택지개발 등으로 인해 손도 안대고 코푸는 격으로 수년간 세금을 무지하게 거둬들였다. 그래서 재정자립도 전국1위를 수년간 고수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때도 지방의회와 언론들이 중장기 재정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며 용인시에 재정위기를 경고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 몰라라 하다가 지금은 경전철과 경제위기 탓만 한다.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뚜렷한 재정위기 극복 방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자칫 모라토리엄 선언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2013년 현재 용인시와 시 산하기관의 잠재적 부채를 모두 합치면 약2조원을 육박한다고 한다. 일반 기업이었다면 초강도의 비상 경영과 구조조정에 돌입했을게 뻔하다. 그럼에도 시 공직사회 분위기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할 뿐 누구하나 ‘내 탓이오’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다시 말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대부분 단체장이나 경제위기를 주범으로 몰고 있다. 어떤 문제든 담당 부서 공무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강 건너 불구경하는 꼴이다. 이제라도 시장을 비롯한 고위 공무원들은 초심으로 돌아가 용인시 발전과 공직사회 분위기 쇄신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 정말 후배 공직자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