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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군주는 국가에 의존하고, 국가는 민에 의존한다.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군주는 국가에 의존하고, 국가는 민에 의존한다.


조선시대 맹자를 잘 아는 인물이 둘인데 구봉(龜峯) 송익필(宋翼弼)과 한수재(寒水齋) 권상하(權尙夏)다. 율곡 이모(李某)께서 23세에 장원급제했을 때 썼다는 천도책(天道策)을 혹자가 배우고자 하니 구봉에게 물어보라고 하자 혹자 왈, “노비에게 어찌 친구처럼 묻느뇨” 했다.

이에 율곡 왈, 제하자(諸下者)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 구봉은 스승은 될지언정 감히 친구라고는 할 수 없다<師可焉敢不可友>. 하였다 하니 그 온축(蘊蓄 학문의 깊이)을 미뤄 짐작하겠다.

우암의 고제 권상하를 일러 호남 제일 문장이라 하며 우암 사후(死後) 그에게는 구름떼처럼 따르는 문도가 있는데 그중 주자학에 정통한 8명의 제자를 일러 강문팔학사(江門八學士)라하며 한수재(寒水齋 아호는 주자어록 인데 스승 우암께서 지어줌)는 이들 강문팔학사와 맹자를 배강(背講 책을 안보고 묻고 답하는 공부)하는데 시작은 언제나 맹자이루하(孟子離婁下) 3장으로 부터다. 맹자는 제나라 선왕에게 말한다. 군주가 신하를 자신의 손과 발처럼 여기면 신하가 임금을 마음 깊이 존경할 것이고, 군주가 신하를 개나 말처럼 여긴다면 신하는 임금을 평범한 백성 보듯이 할 것이고, 군주가 신하보기를 흙과 쓰레기 보듯 한다면 신하도 임금보기를 원수처럼 한다.<孟子告齊宣王曰 君之視臣如手足 則臣視君如腹心 君之視臣如犬馬 則臣視君如國人 君之視臣如土芥 則臣視君如寇住誰 - 孟子離婁下3章>

말 한번 삐딱하면 모가지 뎅강 날아가는 그 시대에 옛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고 살았다. 삼봉이 쓴 조선경국전은 원문으로 246쪽이며, 국역본으로 75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그 책 첫 장에서 왈, 임금의 자리는 높고 귀하지만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크게 염려할 일이 생긴다. 백성은 약하지만 힘으로 위협할 수 없으며, 우매하지만 술수로 속일 수 없다. 임금이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복종하지만 얻지 못하면 돌아서서 엎어버린다. 백성이 임금에게 복종과 엎어버리는 것의 차이는 털끝만큼도 아니다. 그러면서 삼봉은 명태조 주원장이 죽어서 까지도 두려워했다는 말을 한다.

군주는 국가에 의존하고, 국가는 민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민은 국가의 근본인 동시에 군주의 하늘이다. <朝鮮經國典> 이제 대략 천일 밤 정도만 지나면 개헌해서 4년 중임으로 갈아타지 않는 한 박근혜 대통령도 전 대통령이 된다. 이언(里諺)에 권력만 쥐고 있으면 신선도 세배하러온다<手中有權神仙來拜>했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