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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시의회 ‘막장드라마’ … ‘무용론’과 ‘폐지론’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김종경의 용인이야기>

시의회 ‘막장드라마’ … ‘무용론’과 ‘폐지론’

용인시의회가 개원 초부터 잇따른 자중지란을 보이며 ‘무용론’과 ‘폐지론’을 자초하고 있다.
얼마 전 시의회는 도시계획관련조례 찬반 표결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친 정회, 본회의장에서 방청객의 야유와 퇴장명령 등 1991년 개원이래 최악의 막장드라마를 연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일부 시의원들은 조례안 부결을 당론으로 몰고 가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보였다. 심지어 무기명 찬반 투표가 실시되자 표 단속을 하기위해 집단 퇴장을 결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처인구 의원들은 주민여론을 의식, 퇴장을 거부한 채 남아 찬성표를 던졌다. 새정연 의원들의 내부 갈등만 더욱 커진 셈이다. 앞서 의장단 선거와 또 다른 조례안 처리 과정에서도 분열 양상을 보이긴 매 한가지였다.

의원수가 더 적은 새누리당이 사사건건 반사이익을 얻는 이유다. 자고로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거늘, 지방의회조차 만고의 진리를 따르는 모양이다.

시민단체와 일부 의원들의 반대 주장에도 분명 일리가 있다. 산지 경사도를 완화할 경우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따라서 반대 수정안이 만들어지는 등 나름 보완책이 준비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무능과 욕심, 그리고 야권 분열로 아무런 성과도 얻어내지 못했다. 애당초 조례안을 당론으로 끌고 가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조례안을 자세히 보면 경사도보다 더 중요한 사안들이 많다. 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다 보니 경사도만을 부각, 정작 난개발의 본질을 놓치고 말았다. 차라리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정확한 분석과 냉철한 의견을 받아 언론플레이 등 공론화를 선행했어야 한다. 이는 시의회 상임위에서도 충분히 걸러낼 수 있었던 문제였다.

집행부도 찬성과 반대 측 여론 수렴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시의원들 역시 조례안의 팩트 보다는 루머에 연연해 사안의 본질을 놓쳤던 것은 아닌지, 아니라면 그냥 알면서도 눈감아 주고 만 것은 아닌지……. 어쨌거나 반대쪽 의원들은 다수의 의원들을 설득하거나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 그 결과, 수정안도 수포로 돌아갔고 집행부 원안이 가감 없이 통과됐다. 이 또한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일부 의원들은 특정 지역 시민들의 눈치를 보다가 비논리와 감정싸움으로 망신살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새누리 측 일부의원들이 소란을 일으킨 동료 의원들을 윤리위에 회부시켜야 한다고 성토하는 이유다. 이때문에 집행부와 시의회의 갈등, 정당 및 의원들의 분열과 자중지란은 더 노골화될 전망이다.

모든 책임은 일단 의장단에 있다. 시의장부터 대 시민 사과와 함께 분란을 자초한 의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27명의 시의원들은 의정활동 지원비와 연구비, 지원부서인 의회사무국 직원 등을 합쳐 인건비만 4년간 100억여 원의 혈세를 쓰는 선출직 공무원이다.

지방의회는 당초 무보수 명예직이었다. 용인의정사를 돌아보면 비리 스캔들을 비롯한 원조교제, 스카프 절도 사건 등등 전국적으로 시끄러웠던 일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개인의 일탈 범죄보다는 제7대 시의회 전체가 풀뿌리 민주주의를 왜곡하며, 짓밟고 있는 형국이다.

아쉽지만 현 상반기 시의회는 희망이 안 보인다. 정치 논리와 소영웅주의에 빠진 일부의원들 때문에 성실한 의원들까지 싸구려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꼴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못한 책임은 분명 모두에게 있다. 부디 지방의회 무용론과 폐지론이 왜 제기되고 있는지를 진중하게 고민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