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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아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5년

아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5년

유독 말잔치가 풍성했던 한해였다. 그만큼 사회적 이슈와 사건사고가 많았다는 반증이다. 긍정보다는 부정이 많았고, 희망보다는 불안감이 더 컸다는 게 중론이다.

2015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가장 극명하게 표현했던 말은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은 ‘혼용무도’일 것이다. 신조어 ‘헬조선’과도 일맥상통한다. 혼용무도는 ‘나라 상황이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과 용군이 합쳐진 말, 무도는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뜻한다. 좀처럼 쓰지 않는 최악의 의미를 함축한 말이다. 지난해에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뜻의 사자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가 뽑혔다. 세월호 참사와 십상시 국정개입 의혹 등을 빗댄 것이다. 올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지만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함, 그리고 후반기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 낭비를 초래한 정치지도자의 무능력을 꼬집고 있다.

사자성어는 2001년도부터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 집단이라 할 수 있는 교수진들이 뽑고 있다. 촌철살인의 ‘사자성어’에 대해 불편한 사람들도 있겠으나 대다수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혼용무도에 앞서 가장 많이 들었던 신조어 중 하나가 ‘헬조선’이다. 헬(지옥)과 조선의 합성어로 ‘지옥 같은 대한민국’을 뜻한다. ‘수저론’도 대유행이었다. 어떤 부모를 만나느냐에 따라 ‘금수저’를, 혹은 ‘흑수저’를 물고 태어나 부와 가난의 대물림을 한다는 의미로 부의 양극화를 낳은 천민자본주의의 극단을 묘사하고 있다.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된 ‘갑질’논란은 또 어떤가. D그룹 신입사원 희망퇴직 논란은 우리 시대의 ‘N포세대’를 주목하게 했다. ‘N포세대’는 취업시장의 신조어다. 기존 3포 세대와 5포 세대, 7포 세대에서 더 나가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를 뜻한다. 실제 주거·취업·결혼·출산 등 인생의 수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는 20~30대 청년층이 비일비재하다. 예전에 유행하던 ‘88만원 세대’처럼 불안정한 청년 세대의 상황을 보여주는 슬픈 신조어들…….

이밖에도 사회적 이슈가 됐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많았다. 문제는 해가 바뀐다고 해서 이 같은 부정적 이슈들이 금새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와 무관하게 용인지방자치 현장에서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다. 용인신문은 용인관련 소식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10대 뉴스를 뽑았다.

첫 소식은 ‘국제소송 특정로펌 특혜 논란’으로 다소 무겁게 시작했다. 다음은 ‘호화청사는 옛말…시민에게 개방된 용인시청사’, ‘대한민국 흔든 메르스…용인 최대 피해’, ‘국정원 직원 용인서 자살… 각종 의혹 증폭’, ‘갑질 횡포도 모자라 엽기적 가학행위 교수’, ‘김학규 전 용인시장 구속’, ‘용인캣맘 사건’, ‘모현면 물류창고 대형화재’, ‘평택상수원보호구역 논란’, ‘용인시의회 갈등’ 등 관련 뉴스를 다뤘다. 이중엔 전국적인 이슈를 몰고 왔던 사건들도 많았다.

말·말·말… 말잔치가 풍성했던 2015 대한민국과 인구 100만 명을 육박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단언컨대, 이 모든 신조어나 사회적 이슈들은 올해 안에 종식되지 않는 현재진행형이자 미래형이라는 것이다.

모두 새해부터는 좋은 일만 있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겠지만, 난제 또한 고스란히 데리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우리는 자포자기하지 말고, 과거를 냉철하게 되돌아보며 더 힘찬 모습으로 한해를 맞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