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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증조부 위대한 항일투쟁에 눈뜨다

김혁 장군 증손·증손부인 김성태·이정하
어려운 삶에 선조 독립혼 연구 소홀 후회
올해 발자취 집중 조명... 가장 기쁜 한해

 

[용인신문]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으로 뜨거웠던 한해가 저물어간다. 김혁 장군의 증손과 증손부인 김성태, 이정하 부부는 올 한해를 가장 열정적으로 보낸 독립운동가 후손이다.

 

두 부부는 김혁 장군 관련 행사가 아니어도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전국 어느 자리에고 거의 빠지지 않고 참여 했다. 두 부부는 증조부에 대한 죄송스러움과 영광스러움을 모두 느끼면서 후손으로서 할 수 있는 도리를 다 하고자 노력했다.

 

올해는 두 부부가 가장 숙연하게 김혁 장군을 기억한 한해였으리라.

 

두 부부가 김혁 장군을 기리는 일에 적극 나선 것은 지극히 최근부터였다.

 

독립운동가의 가난한 후손으로서 늘 힘없던 남편 김성태씨를 대해야 했던 이정하씨는 영광보다는 알 수 없는 분노가 더 컸었는지 모른다. 지난해 연말, 춤으로 김혁 장군을 기리는 오석문화제에 참석한 두 부부는 그동안 증조부를 잘 알려들지 않았던 지난날에 대해 죄스러움을 느꼈다. 팟캐스트 윤종훈 작가가 쓴 ‘이름 없는 역사 책’을 읽으면서 증조부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는 생각에 흐느꼈다.

 

“증조부를 알려고 하지 않았음을 크게 뉘우쳤습니다. 가장 어두운 곳에서 신음하시는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 했습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 재산과 가족 전부를 바쳐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나라. 후손조차 기억하지 않는 불효에 얼마나 마음 아프셨을까요.”

 

증손부부는 눈물로 회개했다. 그 후 두 부부는 김혁 장군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위대한 장군이라는 점에 걷잡을 수 없이 가슴이 뛰었다.

 

두 부부는 3.1운동 기념식 행사에 적극 참여했다. 4월중에는 김혁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제를 정성껏 준비했다. 국립서울현충원 김혁 장군 묘역에서 용인시민을 초청한 가운데 추모 제사를 지냈다. 이 자리에 백군기 용인시장 등 추모객들이 대거 참석해 김혁 장군을 추모했다. 김혁 장군을 기리는 예포도 발사했고 공연 행사도 개최했다. 김혁 장군으로서는 증손 부부에게 더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꼈을 것이다. 두 부부는 추모제를 위해 여러 단체에 협조를 요청했다. 각 기관 단체 및 개인들 모두가 추모제에 흔쾌히 협조했다. 용인문화원에서 버스를 제공했고 성균관대 선비문화학회에서 제사를 집전했다. 권행완 박사, 국학원, 심규순 교수 등도 발벗고 나섰다.

 

용인미술협회의 항일의 혼을 깨우다 전시회를 비롯해 용인연극협회의 3.21좌전고개의 만세운동, 오석문화제 등 예술행사에서도 김혁 장군이 주되게 기려질 수 있도록 두 부부가 노력했다. 녹야국악단 행사장에 김혁 장군 부스를 마련해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김혁 장군과 독립운동을 알리기도 했다.

 

김성태씨는 지난 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국가보훈처에서 독립운동가 후손과 함께 만주답사를 떠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만주 쪽 담당 가이드가 “만주 무장 항쟁의 거물급의 후손이 와서 반갑다”며 “증조부를 만나는 기분”이라고 했다. 김성태씨는 국외에서 증조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음에 감격했다.

 

2020년은 청산리 전투 100주년이다. 이들 부부는 증조부가 중앙집행위원장을 지낸 신민부 답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제 만주 현장에서 증조부를 만나고 싶어 한다.

 

“그가 가신 길을 따라 걷고 싶다. 증조부는 우리가 살아갈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