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3 (목)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문화/체육

코로나가 삼킨 무대… 예술인들 ‘알바 전전’

국악인·연극인·오케스트라 단원 등
사실상 활동 중단 장기화 생계 막막
재난지원금 사각지대… 대책 시급

[용인신문] 용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생계를 위해 배달, 주유소 알바 등 생활 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다. 어떻해서든지 생활고를 이겨나가려는 자구책이 눈물겹다.

 

용인에서 활동하는 지역 예술인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예술 활동이 중지되다시피 하면서 모든 예술인들이 생계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명인 소리를 듣는 국악인 A씨는 “현재 공연도 없고 주민자치센터나 문화센터에서 간간이 강의하던 것마저도 끊기다보니 손가락을 빨 정도”라며 “원래부터 공연이 많았던 것도 아니지만 그마저도 끊기다보니 도저히 생계를 이을 길이 없어서 주유소에 간신히 알바를 구해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이 없다보니 연습도 없고 먹고 사느라 예술은 뒷전이 됐다. 코로나 이전에도 예술인들의 복지가 좋았던 것이 아닌데다 코로나마저 겹치니 더욱 힘들어졌다”며 예술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연극인 H씨는 요새 다육이 농장에 알바자리를 구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수입이 많지는 않더라도 연극 공연 무대가 연간 수차례 있었지만 지난해부터는 전혀 무대에 설 일이 없다보니 일자리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었다. 전자공장에서 일자리를 구한 연극단원도 있고, 배달일을 하는 단원도 있다.

 

민간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K씨도 배달 일을 하고 있다. 동료 단원들 가운데도 알바를 뛰는 단원들이 적지 않다.

 

K씨는 “외형적으로 오케스트라 단원이라고 하면 대체로 경제적으로 풍요로울 것이라는 선입견들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단원이 풍요로운 게 아니다”며 “싱글이면 그나마 좀 낫지만 가정이 있는 경우는 버텨내기가 정말 어렵다”고 토로 했다.

 

더구나 평생 동안 예술만 하던 사람들이라서 제대로 할 줄 아는 일이 없다보니 기술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그조차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K씨는“정부나 지자체에서 소상공인에 대한 재난지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예술인들은 이같은 지원에서 소외돼 있다”며 정책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용인시는 지난해 예술인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개인당 30만원씩 1,000명분을 예상했으나 정작 수령한 사람은 300여명 정도에 그쳤다. 예술인등록증이나 활동 증명서류 등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포기하거나 자격이 않돼 아예 신청하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올해는 용인시가 50만원씩 1,000명을 예상하고 현재 5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지난해보다는 예술인들이 서류 등을 좀 더 신속하게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는 1,000명 모두가 소진되지 않겠냐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예술인들은 “시 지원금 규모가 작년보다는 조금 늘어다고 하지만 50만원으로 생계 유지가 되겠냐"며 "예산을 더 올려서 제대로 지원해주길 바라고 보다 근본적으로 예술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