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지난 21일 누리호로 쏘아 올린 실험용 인공위성이 700km 궤도에 안착했다. 이로써 한국은 러시아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인도에 이어 일곱 번째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나라가 되었다. 굿 뉴스다. 반면 나쁜 뉴스는 차고 넘친다. 고물가 고금리 주식시장의 불황에 고환율까지 겹쳐 1달러에 1300원으로 원화가 가치하락하고 머지않아 1350원 선도 무너질 조짐이다. 원화의 가치하락은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원유가와 식량 수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장기전의 양상을 보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경기침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의 침체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조짐이 나타나자 미국은 EU에 에너지 분야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러시아 경제가 붕괴할 때까지 봉쇄를 강화한다던 미국의 강공책이 완화되고 있는 이유는 러시아로부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량을 대폭 늘려 서방의 제재를 무력화시키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협력 때문이다. 중국은 2017년 구매지수 기준으로 미국을 제치고 사실상 실질 경제력 1
[용인신문]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白戰不殆).” 손자병법 최고의 유명 문장이다. “백번 이긴다는 것이 아니라 위태롭지 않다.”라는 것이다. 손자는 “백 번 싸워서 백 번 이기는 것이 최상이 아니다(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라고 강조했다. 상대를 멸(滅)하는 과정에서 상호간의 출혈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증오와 분노로 오염된 승리가 아닌, 상대가 패배를 인정해서 항복하는 것, 항복을 받아내는 장수가 명장이라는 것이다.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손자병법의 오역 부분이다. 대선이 끝나고 윤석열 정권 창출에 대한 논공행상이 계속중이다. 예상된 절차지만, 정도가 지나친다. 전두환 정부가 육사 출신 쓰듯, 검찰 출신들이 날개를 달고 있다. 국정원 기조실장, 국무총리 비서실장,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된 사람들의 면면은 검찰 엘리트주의, ‘검찰이 최고’라는 확신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현 정권의 국정 철학이 법치주의에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법치주의는 사람 대신 법과 원칙에 의한 통치를 뜻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인재가 검찰이라는 생각을 분명히 밝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정치의 영역은 법치의 영역보다 더 원대하다.
[용인신문] 요즘 수년간은 경기가 좋았던 것 같지도 않은데 명품과 수입 고급자동차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을 보면 한국 자본주의가 묘하긴 하다. 부동산값이 폭등했다지만 그것은 금세 현금화할 수 없으니 뭔가 다른 구석이 있다. 바로 코인이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는 어느새 한국 주식 총액을 따라잡고 경제에 큰 변동 요인이 됐다. 그런데 말이 화폐인데 전 세계 어디서도 화폐로 사용되는 곳은 없다. 단 한 군데 엘살바도르가 도입했다가 국가 부도가 나버렸다. 그런데도 가상화폐는 자산이 되었고, 그 폭등세는 가히 살인적이다. 10년 전 1비트코인이 0.00025달러였는데 가장 높게 거래될 때 7만 달러였다. 엄청나게 돌풍을 일으킬 때였던 3년 전에는 1만 달러였으니 이때 코인에 투자한 이들이 엄청난 불로소득을 올린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쉽게 벌었으니 소비도 가히 명품급이다. 그런데 이런 코인은 정말 투자할 가치를 지닌 것일까? 즉 비트화 되어있는 정보가 실물경제를 압도할 만한 가치를 지녔다고 정말 믿는 것일까? 얼마 전 한국인 개발자들이 만든 일명 ‘김치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가 99.9999%가 폭락해 시장에서 50조 원이 사라졌다. 이 돈이 어디로 갔는지
[용인신문] 5월 18일 윤 대통령과 국무위원, 국민의 힘 국회의원 전원을 태운 특별열차가 서울역을 출발하여 광주광역시 송정리역에 도착하였다. 이번 5.18 행사는 대통령이 여당에 국회의원 전원 참석을 요청하여 함께 출발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은 79학번으로 대학 2학년 때 5.18을 직접 겪은 첫 대통령이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이전만 해도 기념곡 제창을 놓고서 제창이니, 합창이니 시비가 많았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성격을 놓고도 이견이 존재했다. 이번 42주년 5.18은 보수정당의 행정부가 주관했음에도 여야가 혼연일체가 되어 치러진 첫 번째 기념행사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어 5.18을 둘러싼 논란을 영원히 종식 시키겠다고 공언해 왔다. 3.1 운동, 4.19혁명과 나란히 5.18이 헌법 전문에 명시되면 두 번 다시 5.18을 둘러싼 논란이 되풀이되기 어렵다. 문제는 개헌이 수반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1987년 6.10 민주항쟁으로 개정된 현행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와 단임제를 골간으로 하고 있다. 개정된 지 35년 된 현행 헌법은 국민 기본권과 권력구조 측면에서 여전히 논란이 많다. 윤 대통령은
[용인신문] 용인특례시는 수도권에 인접한 지리적인 이점 때문에 일찍부터 사통팔달의 도로망이 형성되었다. 1970년대에 우리나라의 중심 세로축인 경부고속도로와 중심 가로축인 영동고속도로가 건설되었다. 뒤이어 용인·서울고속도로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용인은 고속도로 교통의 요지가 되었다. 게다가 용인 동남부와 동북부 지역을 관통하는 포천·세종 고속도로가 건설 중이다. 용인시는 많은 시민이 전철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어 교통수단으로 자가용이나 버스를 주로 이용한다. 속도를 높이려면 밀도를 낮춰야 되는 자동차는 밀도와 속도를 동시에 증가시킬 수 없기 때문에 도시에 부적합한 교통수단이다. 107만 6339명(2022년 2월 현재) 시민이 거주하는 용인시는 자동차 의존형 도시가 되어 고밀도 대량수송이 불가능한 도시가 되었다. 교통 수요의 증가로 도로 교통 사정이 악화 일로를 걷게 되자,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철과 고속철도 건설이 증가하게 되었다. 용인시에도 전철이 건설되어 국영철도인 수인·분당선의 노선이 기흥구를 지나가고, 민영철도인 신분당선의 노선이 수지구를 지나간다. 그리고 용인 경전철의 노선이 기흥구와 처인구를 지나간다. 기존의 철도 교통과는
[용인신문] 1453년 10월 10일, 계유정난이 일어났다. 정변의 성공은 한명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책사 노릇만 한 게 아니고 세조의 기무사, 정보원장 임무를 수행하며 성삼문 등의 단종 복위 운동까지 완벽하게 차단했다. 수양대군 이유가 한명회를 가리켜 “나의 장량이로다.”라고 말했으나 ‘음모와 모사’에 능했던 두 사람의 야합을 포장한 것이다. 한명회는 출세를 위해 수양대군에게 줄서기 했다. 음서로 관직을 얻은 그였기에 권력욕과 재물욕은 상상을 초월했다. 공신을 무려 4번 그것도 모두 1등을 받았으나 백성을 위한 정치적 능력을 발휘한 내용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한명회로부터 시작된 절대 권력자들을 훈구파라고 부른다. 16세기 중반 이후 조선은 그들만의 나라였다. 권력을 잡은 자들의 부패는 거침이 없었고, 세종이 만든 평화로운 체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한명회의 권세는 ‘압구정 사건’으로 이어졌다. 한명회는 한강 변에 자신의 호를 딴 으리으리한 정자를 짓는데, 그 이름이 ‘압구정’이었다. 1481년, 명나라의 사신을 자기 정자인 압구정으로 초대했다. 그리고 성종에게 요청했다. “압구정 정자를 사신이 유람하고 싶어 하는데 장소가 협소해 평평한 곳에 장막을
[용인신문] 김은혜 후보가 경쟁자였던 유승민 후보를 누르고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승리했다. 축하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으나 필자는 썩 흔쾌하지 않다. 김은혜 후보는 당심이 곧 민심이라 했으나 그 발언은 언어도단이다. 유승민은 국민 여론조사에서 61%를 얻어 39%에 약간 못 미치는 김은혜 후보를 여유있게 이겼다. 여론조사에서 22%를 이겼으면 유승민이 사실상 승리한 것이나 다름없다. 김은혜 후보가 승리한 비결은 압도적인 당심이었다. 김 후보는 무려 71%를 득표하여 29%를 득표한 유승민에게 낙승했다. 지난번 시론에서 필자는 국민의힘에서 불공정 경선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당선인 윤석열과 윤핵관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전격적으로 경선에 뛰어들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심(尹心)이 움직였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윤핵관들이 경기도 당협위원장 줄세우기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경선이 끝나자 유승민은 ‘자객의 칼’에 맞았다. “나는 윤석열 당선인에게 졌다. 경선은 불공정했고 상식적이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경기도를 탈환하기 위해 유승민에게 도지사 출마를 타진했다. 유승민은 고민 끝에 출마를 수락했다.
[용인신문] 지난가을에 심은 수선화 구근이 봄에 꽃을 피웠다. 이어서 프리지어, 마가렛이 피었다. 뒤이어 애니시다가 불꽃처럼 노란 꽃을 터뜨렸다. 겨우내 말라 죽은 줄 알았던 백리향도 줄기 끝에 보랏빛 꽃망울들이 달려있다. 꽃향기가 온 집안에 가득하다. 이제 곧 라벤더도 보랏빛 꽃을 피울 것이다. 이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정원은 더위에 허덕이다가 입추 무렵 샤프란꽃이 필 것이다. 흰 꽃 샤프란은 첫아이가 뱃속에 들어설 때부터 함께 한 이 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꽃이다. 그다음으로 오래된 동반자 꽃기린은 한겨울에도 작은 붉은 꽃을 매달고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올리브 나무, 유칼립투스, 율마, 로즈마리 등 나의 베란다 정원에는 꽃나무들과 허브가 자라고 있다. 그러나 이 정원에 내가 좋아하는 꽃나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싫어했던 홍콩야자가 있다. 20년 전에 남편이 여직원에게 선물 받아왔는데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살아있는 것을 버릴 수 없어서 할 수 없이 키웠다. 손가락만 했던 나무가 어느덧 허리까지 자랐다. 굵고 단단한 나무를 가지치기하고 삽목을 하여 지금은 홍콩야자가 세 그루가 되었다. 물도 안 주고 방치하고 괄시했는데도 잘 자라준 홍콩야자, 2
[용인신문] 6.1 지방선거 본선 진출을 위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권력투쟁이 불이 붙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문재인-이낙연계와 이재명계가 충돌하고 있는 것은 빛바랜 얘기라 진부하여 ‘노코멘트’ 하겠다. 현재 경기도지사 후보를 놓고 벌어지는 국민의힘 주류와 비주류의 대결은 흥미롭지만 한심하다. 유승민 후보는 정계 은퇴를 고민하다 경기지사 출마를 결심하고 먼저 출발선에 섰다.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던 초선의 김은혜 의원도 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에 뛰어들었다. 이를 두고 여의도 정가에서는 윤심(尹心)이 작용했다. 아니다, 핵 관들이 부추긴 것이다.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출마를 선언했던 함진규 당협위원장이 컷오프되고 설상가상 심재철 전 의원이 김은혜 의원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퇴했다. 보이지 않는 뻔한 손이 움직였는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다. 국민의힘 경기도 59개 당협위원회(이하 당협) 중 53개 당협이 김 의원을 밀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것이 사실이면 윤심을 지목해도 김 의원은 반박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의 블랙 코미디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사실이면 역대 당선인 최저 기대치를 받아든 측근들의 처신이 지나치게 무책임하고 가볍다
[용인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일 쏟아내는 러시아 경제제재의 내용을 보면 자본주의를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이 발행한 국채와 외국 정부와 개인이 예치한 예금까지 수틀리면 압류해대니 미국은 자본주의를 포기하고 제3의 길을 가기로 작심한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사유재산을 툭하면 몰수하는 것을 보면 (신자유주의)파시스트의 길을 가고 있는 게 아닌지 염려된다. 그럴 일은 절대 없겠지만 내심 불안한 건 사실이다. 1933년 히틀러의 나치당(국가사회주의 노동자당)이 총선에서 근소하게 승리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방화다. 제국의회 의사당에 불을 지르고 공산당 소행으로 몰아 나치를 제외한 모든 정당을 강제 해산시켰다. 바이든에게 지금 히틀러의 망령이 어른거린다면 지나친 기우일까. 히틀러는 유대인을 말살하기 위한 첫 단계로 인종 등록을 의무화하고 금융자산부터 압류했다. 바이든은 어디 비교할 때가 없어 히틀러를 들이대느냐 기분 나쁠 것이다. 바이든이 이 글을 읽을 가능성은 없으니 기분 나쁠 일도 없겠지만, 지금 그가 내리는 명령은 법을 초월했다. 푸틴이 그렇게 싫으면 ‘네이비 실’을 보내 말살하던지, 아니면 체포해서 국제범죄재판소 법정에 세우는 것이 차라리 남자
[용인신문] '변화’가 필요했다. 아니 세상은 변해야만 했다. 마스크 속의 답답함보다 변하지 않는 세상이 더 답답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간절했고, 그 간절함은 투표소로 향했다. 치열했고 뜨거웠던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박빙의 승부는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사람들은 무엇이 그렇게 간절했을까. 끝나지 않는 코로나 시대는 사람들의 생존을 위협했다. 조금만 더 버틸 힘이 필요했고 용기와 위로를 주는 믿을 수 있는 나라를 원했던 것 같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지 국민의 생각과 정치인들의 생각이 동상이몽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공약은 언제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외쳤다. 하지만 늘 세상의 중심에 국민은 보이지 않고 정치인들만 보였다. 뉴스는 마치 재방송을 보는 것 같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안타까운 죽음, 소외 계층과 아동을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 또다시 무너진 아파트 건설 현장 사고 소식은 정권이 바뀌어도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뉴스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국민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지도자가 바뀌면 세상이 그래도 조금은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을 것이다.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후유
[용인신문] 9세기 초의 신라는 섬뜩한 나라였다. 12세기의 김부식은 흉흉했던 당시의 민심을 있는 그대로 <삼국사기>에 옮겨 적었다. 왕은 궁궐 안에다 연회장을 크게 지었다. 태자궁도 새로 증축했다. 별들은 비 오듯이 땅으로 떨어졌다. 엎드린 돌이 일어났고, 바닷물도 피로 변했다. 망해사 앞마당의 탑 두 개는 서로 싸웠고 지진이 계속 일어났다. 삼복 중에 눈이 내렸고… 개구리가 뱀을 잡아먹었다. 열세 살에 임금이 된 애장왕은 십 년 뒤에 숙부의 칼에 맞아 죽었다. <삼국사기>의 ‘백제 본기’ 의자왕 20년 6월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떤 귀신이 궁중에 들어와서 “백제가 망한다고 크게 외치더니 땅속으로 사라졌다.” 귀신이 사라진 곳을 파 보니 등가죽에 글이 쓰인 거북이가 있었다. 글의 내용은 “백제는 보름달 같고 신라는 초승달과 같다”라는 내용이었다. 의자왕이 무당을 불렀다. “보름달과 같다는 것은 가득 찼다는 것이고 가득 찬 것은 기울게 마련입니다. 초승달은 가득 차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점점 차기 마련입니다.”라고 풀이를 했다. 백제는 망하고 신라는 번성한다는 풀이에 화가 난 왕이 무당을 죽였다.의자왕은 또 다른 무당을 불러 물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