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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이단은 상종조차 말아야 한다.

 

[용인신문] 유가의 선비 공부에 절대로 마주하면 안 되는 공부는 이단 공부요, 사이비 공부요, 사문난적 공부다. 혹여라도 이 셋 중에 어느 한 개라도 만나면 그것이 무엇이든 우선은 줄행랑부터 치는 게 상책이다. 괜히 우쭐한 김에 나서서 바꿔보겠다거나, 이겨보겠다는 마음으로 상종했다가는 멸문의 화를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리라.

 

고래로 진실은 거짓을 이길 수가 없다. 물론 세상 사람들이 말은 그렇게 하지, 진실은 언젠가는 이긴다고. 맞다. 여기서 방점은 ‘언젠가는’이다. 곧 “내 살아생전에는 이기지 못한다”로 읽혀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공자님께서는 “이단을 공부하면 몸에 해로울 뿐”이라고, 이미 2500여 년 전 논어에다 말씀하셨다. 성인께서 힘주어 말씀하시면 후학들은 그 말씀을 한 번쯤 귀담아들어 볼 필요가 있다. 하루는 제자 자로가 죽음을 물으니 공자께서 이렇게 답한다. “사는 것도 모르는데 어찌 죽음까지 알겠느냐?”고. 천고에 이보다 더 훌륭한 말씀이 또 있으랴.

 

말씀은 대단히 점잖으신데 그 함의는 비수 끝보다 예리하다 하겠다. 풀어 말하면 “살기도 바쁜데 어찌 죽은 다음 날까지 걱정하겠는가?”이다. 주자께서는 주자 전서 권20공호이단 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단에 관하여는 말해도 아니 되며, 공부하는 것도 아니 되며, 대략 이해를 하거나 만나서도 이득이 없다. 사실 이단의 병통을 알기란 쉽지 않다. 이는 공부가 깊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자를 무론하고 평생 공부 해야하는 거다. 살아가면서 이단, 사이비, 사문난적, 이러한 것에 휘말리지 않게 함도 있음이다. 무지함이 주는 충만함은 위태함을 넘어선 대단히 위험한 것이다. 그러지 않고서야 굳이 이단이나 사이비, 사문난적의 길로 들어설 까닭이 없으리라. 어느 시대에나 삿됨은 있어 왔다. 여기에는 두 개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바치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다. 쉽게 말하면 부림을 당하는 사람과 부리는 사람이다. 중용의 경구중에 ‘선한 것을 골라 이를 굳게 지킨다’는 말이 있다. 이단은 공부를 해야만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단은 스치기만 해도 위험하니 아예 상종도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