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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재미난 식물 이야기 들려주는 다정한 할아버지

안도현 시인 ‘맨처음 식물공부'

 

용인신문 | 안도현 시인이 식물 이야기를 들려주는 다정한 할아버지로 돌아왔다. 안 시인은 식물과 함께 행복해지는 ‘맨처음 식물공부’를 다산어린이에서 펴냈다.

 

안 시인은 책머리에서 “귀여운 외손녀 슬라와 또래 친구들에게 나무와 꽃 이름을 하나씩 알려 주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작고 약하지만 소중한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그런 걸 알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 길가의 나무 이름, 풀 이름을 알고 그것들과 눈 마주치며 길을 걷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확실히 다른 감수성과 지성을 가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도 쉬운 안도현 시인의 언어가 빛을 발하는 책의 1부는 식물의 정의부터 구조, 광합성 작용, 번식까지 식물에 대해 꼭 알아야 할 지식들을 알려 준다. 그런데 안 시인은 이 지식을 어떤 과학책이나 동화나 동시와도 다른 방식으로 전하고 있다.

 

‘식물이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에 ‘엄마가 꽃병에 꽂아 놓은 장미도 식물 / 아침에 먹은 감자볶음의 감자도 식물 / 배추김치도 깍두기도 식물로 만들었어.’와 같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식물이 얼마나 가까이에 있고 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게 설명한다.

 

또 식물의 잎에 대해 ‘잎은 식물의 코야. / 사람이 코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것처럼 식물은 잎으로 햇빛을 빨아들이지. / 이걸 광합성이라고 해.’라고 설명한다. 인간의 삶과 신체를 식물을 설명하는 메타포로 사용해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식물도 인간과 똑같은 생명체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어려운 과학적 설명을 대신 흉내 내기 어려운 시인의 통찰이 담긴 글은 함께 읽는 부모에게도 새로운 관점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정하고 반짝이는 안 시인의 속삭임과 섬세하고 아름다운 정창윤의 식물 그림이 읽는 사람의 마음에 스며든다. 책의 2~4부에서는 동네, 산과 들, 강과 바다로 나누어 우리 땅에서 만날 수 있는 서른여섯 가지 식물의 이름과 특징을 이야기하고 있다. 갈수록 지치고 거칠어지는 아이들과 우리에게 지금 어쩌면 가장 필요한 책이 ‘맨처음 식물공부’일지 모른다.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인 안도현 시인은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 등 11권의 시집을 냈고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국내에서 1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로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