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시인, 개신교 가정서 성장
죄의식·속죄·민족 수난 극복
이중의 시련 문학수단 구체화
용인신문 | 박이도 시인이 엮은 윤동주문학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가 서연비람에서 나왔다. 이번 책은 개신교 신앙을 가졌던 가정에서 성장한 윤동주의 신앙적 시심에 대한 해설을 곁들여 윤동주의 시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펴냈다. 독자들을 위해 어려운 옛 어휘나 인명에 대한 각주를 잊지 않았다.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한 박 시인은 윤동주의 시문학 관련 서적이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출간됐지만 이번에 책을 펴내게 된 것은 남다른 인연에 기인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박 시인이 1970년대 중반 숭실고등학교에서 직장 생활할 당시, 소년 윤동주와 만주의 간도 명동에서 청소년 시절을 함께 지냈던 윤동주의 먼 인척인 김정우 선생을 만나게 되면서 윤동주의 인간적인 면모에 관심을 갖게 됐다. 또 김정우를 통해 운동주가 간도 명동소학교를 졸업하고 주변의 중국인 학교 6학년에 편입해 함께 공부한 이야기를 들었고, 윤동주의 동생 윤일주 교수, 또 문익환 목사 등도 항상 함께 뛰놀던 소꿉친구였다는 회고담 등 윤동주 개인사를 들었다.
이에따라 그동안 국문학계에서 윤동주에 대한 평가가 시작품 자체보다는 전기적 활동이 전제된 일제강점기의 저항시인, 민족시인이 강조됐다면, 이번 책은 윤동주가 개신교 신앙을 가진 가정에서 성장해 기독교 신앙이 시작품 기저에 깔려있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해설에 임할 수 있었다.
박 시인은 "윤동주는 기독교인의 죄의식과 속죄, 그리고 민족 수난을 극복해야 하는 이중의 시련을 문학적 세계로 구체화 했다. 또 윤동주의 서술법은 존칭 화법인데 이는 피폐된 자의식의 표상에서 경건 엄숙의 미의식을 염두에 둔 것이며, 기도의 형식을 빌어 보다 친밀한 호소력을 유발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집은 정지용의 서문, 제1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제2부 이적, 제3부 쉽게 씌어진 시, 제4부 산문, 제5부 해설 및 윤동주 연보 순으로 게재됐다.
정지용 서문의 경우 지난 1948년 윤동주 유고 31편을 모아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정음사에서 간행했을 때 실은 원고로 여기에도 박 시인이 주석을 달았다.
1부에는 1939~1942년 사이에 씌어진 작품들이 수록돼 있는 윤동주 육필 자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실린 작품을 실었다. 2부에는 1934년 12월부터 1937년 3월까지의 시고집으로 윤동주의 첫 번째 원고 노트인 ‘나의 습작기의 시 아닌 시’에 실려있는 작품들과 1936년~1939년 9월까지의 윤동주의 두 번째 원고 노트인 ‘창’에 실려있는 작품들을 재편집 했다.
3부는 유학 이전 습유 작품 10편과 유학 시절 습유 작품 5편 중 중복 작품을 빼고 재편집했다. 4부에는 4편의 산문을 실어 총 149편 가운데 중복 작품 등을 제외한 121편의 작품이 실렸다. 5부는 박이도 교수의 해설 ‘윤동주의 원죄 의식과 부활 사상’과 연보를 실었다. 작품 끝머리의 창작 연도는 윤동주가 적어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