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내년 프로축구 K리그2 진출을 앞둔 용인FC(가칭)가 공개한 엠블럼 후보군을 두고 팬들의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서포터즈를 비롯한 시민들은 “동네 조기 축구회 엠블럼보다 못하다”며 거센 비난을 이어가고 있는 것.
여기에 엠블럼 선정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엠블럼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본지 취재결과 당초 엠블럼 제작을 맡았던 전문 업체가 제작한 시안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고, 외부에서 온 다른 디자인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은 것으로 확인된 것.
이에 엠블럼 선정 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팬심 외면한 엠블럼에 비판 고조
용인시 시민프로축구단(가칭 용인FC)은 지난 1일 엠블럼 후보 4종을 공개했다. 자주색을 바탕으로 축구공과 용인시 상징인 용의 머리를 그려넣었다.
용인FC는 “축구로 하나되는 시민의 열정과 반도체 산업으로 대표되는 첨단 미래도시 용인의 비전을 함께 품은 시민구단”이라는 거창한 설명을 했다.
하지만 용인 FC가 공개한 엠블럼 후보 4종은 모두 팬들 사이에서 큰 비난을 사고 있다. 팬들은 “프로 구단의 위상에 걸맞은 완성도를 기대했는데 미치지 못한다”, “디자인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용인시의 공식 상징색과 거리가 있는 색상 조합, 용인의 특색을 담아내지 못한 점 등이 주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구단 SNS와 여러 축구 커뮤니티에서는 팬들이 직접 만든 대안 엠블럼들이 공유되며 아쉬움을 달래는 한편, 구단이 공개한 후보군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구단 SNS와 커뮤니티에는 팬들이 자체 제작해 공개한 엠블럼 디자인이 더 호응을 얻는 상황마저 나오고 있다.
△ 원 계약업체 “전문가 시안, 배제돼”
엠블럼 제작을 맡았던 ‘김호정 마켓팅자문 주식회사’에 따르면 최초 제작한 엠블럼 디자인은 완성도가 높았지만, 용인FC와 용인시 측이 충분한 검토 없이 배제했다는 설명이다.
용인FC 단장과 시 체육진흥과는 지역 정체성을 이유로 처인성 전투 및 용인시청 도시브랜드, 반도체 이미지 연관성을 높이라고 요구했다는 것.
A대표는 “시의 주요 관계자에게 디자인을 선보였으나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전문적인 결과물이 제대로 검토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축구의 정체성과 무관하게 ‘반도체’ 이미지를 넣어달라는 요청처럼, 디자인 방향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A대표에 따르면 용인FC 측은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다른 디자인 원안을 주며 수정 작업을 진행하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 결과물이 현재 공개된 엠블럼 시안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전달받은 원안은 전문가의 시각에서 완성도가 높지 않아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 선정 과정의 투명성 문제 제기
본지 취재 결과 현재 공개된 엠블럼 시안은 용인시 측이 제작해 용인FC를 통해 업체 측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당초 업체 측이 제시한 국제적 규모의 디자인 공모 및 시민 투표 등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와 용인FC가 프로축구단의 상징이 될 공식 엠블럼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묵살 한 것이다.
결국 프로 리그 진출이라는 축제를 앞둔 용인FC는 축구 전문성을 외면한 행정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팬들의 비판 여론과 더불어 제작 과정의 공정성 논란까지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한 서포터즈는 “팬들과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구단의 상징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인FC가 공개한 용인시민프로축구단 엠블럼 후보 4종.
디자인 업체측이 용인FC와 용인시 측에 제안한 엠블럼 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