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9 (화)

  • 구름많음동두천 5.0℃
  • 구름많음강릉 10.3℃
  • 구름많음서울 7.0℃
  • 맑음대전 8.5℃
  • 맑음대구 8.9℃
  • 구름많음울산 10.1℃
  • 구름많음광주 7.6℃
  • 구름많음부산 13.0℃
  • 구름많음고창 8.4℃
  • 제주 14.6℃
  • 구름많음강화 4.8℃
  • 맑음보은 8.6℃
  • 맑음금산 8.0℃
  • 구름많음강진군 12.6℃
  • 구름조금경주시 10.5℃
  • 흐림거제 12.5℃
기상청 제공

시사패러디 글쟁이의 세상나들이 27/검은 새 황새의 싸움

법원 검찰청 근처의 다방에서 소장 쓰던 어른들이 대화를 나눈다.

“야, 넌 스타가 되고 싶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니?” “으응, 론스타로 빌려 가면 넌스타가 되잖아.” “그럼 이용 당하는 사람도 있겠네?” “당근이지. 이용은 이용운만 당하지 않겠지?” “그럼 누가 또 있냐?” “우리나라 법조계 제도 상 어찌 한 사람뿐이겠냐?” “글쎄 말이다. 모두 같은 통속이 아니겠어.” “검은 고양이 하얀 고양이 모두 동색이라더니...” “그래, 두 고양이 힘겨루기는 어떨 것 같아?” “뭐 뻔하지 않겠어? 자기들이 필요한 만큼 큰소리치다가 서로 손해 볼 것 같으면 서로 감추며 흐지부지 되지 않겠어.” “아마 그럴 거야. 그러기 전에 감정싸움으로 더 많이 터져야 국민들은 좀 시원해 할텐데.” “그런 우리도 참 불쌍한 족속들이야. 어찌 남의 싸움만 구경하려는지. 그보다는 근본적으로 법조계의 비리나 문제점을 ! 고치도록 각성은 하지 않고.” “그네들한테 뭐 문제라도 있나?” “왜 없겠어. 법으로 남의 생명을 오무락 쥐락 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잘 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항상 문제가 있잖아.”

“그래 옛말이 그르지 않아. 돈이 고이는 곳에는 똥냄새가 난다고.” “어떤 냄샌데?” “요즘 재판이라는 걸 좀 봐. 약한 자가 승리하는 것 봤어. 돈만 있으면 모두 이기잖아. 이건 분명히 돈 있는 놈들이 관련된 변호사나 판사들한테 모두 영향력을 미친다는 뜻 아니겠어. 어찌 개인이 제도를 상대해서 이기는 건수가 별로 없느냐구?” “그래 우리나라에선 개인이 너무 약한 것 같아. 있는 자들이 전부 변호사나 판사까지도 학연, 인연, 지연을 동원해서 만나면서 사전 조율해버리니, 어디 가난하고 힘없는 우리네 같은 사람들이 이길 수 있겠나?” “맞아. 그래서 대개는 공정한 재판이라면 이길 수 있어도, 결국 합의조로 얼마 받고 말지.” “그런 법의 정의가 사라지는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당근이지. 법을 누가 운전하는가? 운전사 맘대로 아니겠어?” “그들이 누군데.” “뻔하잖아. 법과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기생하는 존재들이겠지.” “그래! 법의 단물을 빨아먹는 족속들은 사모관대나 쓰고 의엿한 폼이나 잡는 친구 들 아니겠어?” “그런데 그치들은 밴댕이 골을 가졌는지, 기억력이 그렇게도 없냐?” “개네들은 사시공부한 놈들인데, 달달 법조문을 외우는 데는 도사잖아. 멍청이라니, 에이 말도 안 돼!” “머리만 똑똑하면 뭐하나? 퓻李?어리석어서 제 꾀에 넘어지나? 너무 잔꾀만 부리는 머리통은 현명하지 못한 법이네. 부족하지만 충직한 집사가 더 믿을만 하지.” “그래 공무원이라면 조금은 충직한 면이 있어야지.”

“근데 이용은 당하면서도 기억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던데, 걔는 진짜 멍청한 소경 아니야. 자기 앞에 앉은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폼 잡으며 돈만 받아 처먹었는가?” “그게 변호사들 하는 짓이잖나. 누가 누굴 만나자고 하면, 누군지도 모르고 나가서 다 해결해주겠다고 큰 소리만 치고서 돈받아 먹고. 그리고는 실제 변호업무보다는 인간관계로 청탁이나 하고. 뭐 이런 게 한국의 재판 현실이 아니겠어.” “그럼 우리나라 재판관은 전부 그런 오리머리통이란 말인가?” “낸들 누가 아나? 그 물에 그물이겠지.” “너무 속단하진 말게. 그래도 법은 우리의 양심인데, 설마 그럴 리야.”

“그러니 문제지. 양심이 모두 저런 구설수에나 매달려 있으니, 언제 양심적인 일을 하겠나. 그런 연기가 솟으면, 용기있게 초야에 물러나는 선비정신도 없냐?” “그들이 선비냐, 사또나 이방들이지.” “그래도 옛날에는 선비들이 그런 자리에 갔지.” “옛날얘기 하고 있구만. 가난한 공무원이 무슨 돈이 있어서, 저런 고래등집에서 떵떵거리겠나?” “그래 검사들은 그런 친구가 더 많다면서?” “다 똑같은 족속들 아니겠어?” “참 불쌍한 나라야. 국가의 법을 만지는 사람들을 믿지 못하다니. 어찌 우리가 이렇게 됐냐?” “도둑놈 수백 명 때문에 온 국가의 법을 욕해서는 안 돼지.” “돈돼지들한테 욕 좀하면 안 되냐?” “안 될 건 없지. 워낙 검은 새나 황새나 누르끼리한 점이 같으니...” “그래 우리 같이 힘없는 놈들은 저들끼리 싸우면서 떠들어대는 추문이나 듣고 쇼프로그램 보듯이 즐거워나 하자고.”
그들은 힘없이 담뱃불을 붙인다. 다방에 라이터 긋는 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