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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장애인의 날, 행사만을 위한 행사

지난 26일 에버랜드에서는 제27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용인시장애인단체 총연합회가 주최한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서정석 용인시장, 우제창 국회의원, 이상철 부의장 등 지역 인사들과 장애우, 장애우 가족 등 500여명이 참석한 대형 행사였다.

가까운 나들이는 물론 놀이공원을 방문하기도 힘든 장애우들에겐 더없는 큰 선물 이었다. 오전 11시 에버랜드 내 빅토리아 극장 안을 가득 메운 채 행사가 시작됐다.

지역인사들과 장애인단체에 도움을 주신 분들, 장애우들에게 표창을 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상을 받기위해 무대 위에 미리 자리를 잡은 시상자만 해도 어림잡아 30명. 시상이 하나 둘 끝날 때마다 객석의 자리가 하나 둘 비워졌다. 행사가 너무 길고 지루했기 때문이다.

장애인단체표창, 시장표창, 국회의원표창, 시의회 의장 표창. 시상식이 끝나고 서정석 시장의 저상버스 전달식도 이어졌다.

이제 다 끝나나 싶더니 후원금 전달식이 이어졌다. 행사가 길어지자 남은 장애우들이 또 하나 둘 행사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30분이 지나서야 시상식과 후원금 전달식이 끝났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후원금 전달식에 이어진 축사. 장애인단체연합회장의 인사, 경도도장애인단체연합회장의 격려사, 시장 축사, 국회의원 축사, 의장 축사 등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긴 축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제 참을 만큼 참은 장애우들과 행사 참석자들은 본격적으로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축사가 이어지는 동안 행사장을 꽉 메웠던 자리가 반으로 줄어들었다. 출구에는 식권과 놀이공원 이용권을 받기위한 긴 행렬이 이어져 있었다.

이 행사가 과연 누구 위한 행사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물론 시상과 후원금전달, 축사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장애우들의 날을 축하해주고 격려하러 와준 내빈들도 고마웠고 길기는 했지만 기념행사는 나무랄 데 없었다.
하지만 그리 편하지 않은 의자에서 장시간 앉아 있기란 장애우들에겐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기대로 찾아왔는데 긴 행사에 지루한 마음도 들었을 것이다.
기자는 격식만을 갖춘 행사 시간을 줄이고 놀이공원에서 마음껏 구경하고 놀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 장애우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생각해 본다.

다행히 이날 장애우들은 자원봉사자들과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젠 행사만을 위한 행사는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