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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현충일에 할아버지와 달았던 태극기

6월 6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선열의 넋을 기리는 국경일이다.

그런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어디어디 아파트에 태극기가 얼마나 걸려 화제를 모았다’라는 언론 보도도 보이곤 했는데 어쩐 일인지 올해 현충일에는 그런 기사는 커녕 처인구 어느 곳에서도 태극기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시골 마을 한두군데 대문 밖에 걸려있는 태극기가 전부였다.

그나마 기흥구에서는 태극기를 볼 수 있었다. 전해들은 얘기지만 기흥구 공무원들이 전날 작업을 통해 달았다고 한다.

지금 내 나이가 30대 중반이지만 초등학교 시절 현충일이면 할아버지나 아버지 손에 이끌려 아침식사 전에 대문 앞에 태극기를 달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는 집집마다 태극기를 달기위해 대문 옆에는 국기 꽂이도 하나씩 달려 있었던 것 같다. 간혹 태극기를 파는 아저씨들이 ‘태극기 사세요’라며 대문 앞을 서성이던 모습도 기억난다.

현충일과는 무관하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학교 교문 앞을 들어서자마자 학교 옥상에서 펄럭이고 있는 국기에 대한 인사도 했던 것 같다.

어렸지만 그때를 떠올리면 옥상에서 펄럭이고 있는 국기에 대한 우러름이 마음에 있었던 것 같다. 얼마나 웅장하고 커보였는지.

하지만 지금은 현충일은 현충일이 아니라 그저 달력에 빨갛게 표시되어 있는 날이다. ‘쉬는날’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겐 얼마나 기다려지는 날인지 모른다.

단지 쉬는 날이기 때문이다. 태극기를 달려고도 하지 않는다. 집에 태극기가 있으면 그나마 갖춰진 집이다.

현충일에 태극기를 달지 않는다고 해서 나라에 대한 애국심이 없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올 현충일은 옛날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함께 태극기를 달고 의미를 되새겼던 그 시절을 그리워지게 만든 날이었다.
<처인구 김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