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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역지사지(易地思之)

용인시의회 이종재의원

시청 홈페이지의 공개민원실을 열어보면 매일 시민들의 민원이 계속 줄을 잇고 있다.

시민들의 민원이 올라와 관련부서로 배당되면 담당자는 내용을 분석하고 현장 조사하는 한편 관계법령 및 조례, 대법원 판례집까지 떠들어 보면서 민원해소를 위한 방안을 찾는다. 민원은 공개민원 뿐만 아니라 관련부서를 직접 찾아 오는 민원, 또 시의회와 시민단체에 접수되는 민원은 끝일 줄을 모른다.

시의원들이 현장에서 보고 듣는 민원, 시의회를 찾아오는 민원은 결국 시청 관계부서 담당자 몫이다.

처인구청 건축관련부서는 담당자 한 사람당 줄잡아 100여건이 책상위에 올라와 있으며 처리기한도 일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민원부서의 공직자들은 정말 민원 속에 파묻혀 쫓기며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정작 민원인 당사자가 보는 입장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시청 공무원들은 민원에 늑장을 부리고 마냥 놀기만 하면서 시민들의 세금만 축내고 있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가 하면 그 불만과 원성은 하늘을 찌른다.

시청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글에는 시장을 비롯한 관련부서 담당자를 원망하는 글이 주류를 이르고 있다.

“담당 쫄짜 말고 시장이 직접 만나달라!”

“억울하고 분하다. 왜 하필이면 우리 집 앞이냐?”

그래도 이는 양반이다. 피켓을 앞세우고 떼로 몰려와 시청을 난입하는 집단 민원의 아우성이 끝일 날이 없는 것이 우리 용인시의 실정이다.

고충을 호소하는 민원인들이나 민원을 해소해 주어야 할 2000여 용인시 공직자들은 잠시 서로의 입장을 뒤집어 역지사지해 보자!

‘서울시만한 땅덩어리를 가진 넓고 넓은 우리 용인에서 다들 싫어하는 기피시설을 우리 마을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무슨 사연이 있었겠지?’

‘내가 싫으면 남도 싫겠지. 함께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피해를 준 당사자도 아닌데 공복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갖은 짜증과 거친 항변, 그리고 원성을 들어야만 하는 공직자의 입장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제기한 자신의 민원에 대한 합당성을 판단할 수 있고 또한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담당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얼마나 불편하기에 저토록 분통을 터트리나?’

‘오죽 답답하면 가정주부들이 가사를 돌보아야할 바쁜 일과를 두고 시청문을 두드리며 목청을 높이겠는가?’

한번 민원인의 입장에 서서 민원을 해결해 보겠다고 고민하는 공직자상은 민원해소의 정답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비록 민원해소가 불가능하더라도 민원인을 이해시키고 위로 할 수 있다. 조급하고 답답한 민원인의 입장에 서서 딱한 사정이나 억울한 민원은 긍정적으로 민원을 해결하겠다는 사고를 가지고 접근하는 공직자의 자세는 민원당사자의 억울함을 달래주고 분노를 사르르 삭여주는 신선한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역지사지는 우리 용인시 민원해소의 지름길이며 민원적채를 해소하여 편리하고 친절한 세계 제일의 서비스 행정을 확립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

용인시 2000여 공직자에게 바란다.

비록 쌓이는 민원, 거친 항변 속에 매일 시달릴 지라도 내 부모 내 형제의 민원이라고 여기며 민원해소의 방안을 찾아 고민하고 땀 흘리면 85만 우리 용인시민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시민의 충직한 공복이 되는 길임을 다시 한번 되 새겨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