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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공포 탈출기

전문의 이형숙 / 용인 다보스 병원 내분비내과과장

노령화 시대가 가속화 되면서 현재 국내 당뇨병은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공식적인 통계가 거의 없지만 잠재적 추산 당뇨인 수는 약 1,000만 명으로 예상 된다.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질병이지만 흔한 만큼 그 중요성이 간과 되는 점이 있는 것 같다.

당뇨병의 중요성은 그로 인한 합병증으로 평균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당뇨병 치료는 단순 혈당 조절의 의미를 벗어나 합병증 예방과 관리라는 차원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합병증의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당화 혈색소”라는 용어가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그다지 낯설지 않게 되어가는 것 같다. 평균 2∼3개월 간의 혈당 조절이 잘 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지표로 이용되는 당화 혈색소는 그 수치가 1만큼 감소될 때 미세혈관 합병증 및 사망률을 20-30%정도까지 감소시킨다는 보고가 있어 당화 혈색소를 정적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당뇨병 환자의 예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 당화 혈색소를 낮추는 것에 당뇨병 치료의 일차적 목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당뇨병 환자라면 반드시 자신의 당화 혈색소 수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하며 평균 6-7이하로 유지 되지 못한다면 현재의 당뇨병 치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체크해야 할 사항은 본인의 식사 습관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 보는 것이다. 아무리 적절하게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과식이나 음주를 일삼으면 한마디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식이 되는 것이다. 또한 운동량은 부족하지 않은지, 지나치게 비만은 아닌지, 스트레스가 너무 과한 건 아닌지를 평가해 보고, 현재 당뇨약 외에 복용하는 약물이 있다면 전문의에게 상의를 하여 혈당을 높이는 경향이 있는 약물종류인지를 상의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혈당 조절에 문제가 있다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혈당 강하제의 종류를 바꾸거나 증량하고, 또는 필요하다면 인슐린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학계에서는 합병증 예방이라는 차원에서 조기 인슐린 치료를 권장하는 추세이다.

환자들을 치료 하다 보면 반드시 인슐린이 필요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환자가 가지고 있는 인슐린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 때문에 인슐린 치료를 극구 반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배경에는 “당뇨병 치료의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법”, “한 번 사용하면 중독되어 끊을 수가 없다” “ 주사 공포증이 있다”는 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잘못된 상식에서 시작된 오해이다. 인슐린은 중독성이 있는 마약이나 독약이 아니며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사용되어져야만 하는 치료 약물인 것이다.

인슐린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경우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 제1형 당뇨병처럼 인슐린 분비가 능력이 떨어져 인슐린의 절대적 양이 부족할 때
▷ 당뇨병성 케톤산혈증, 비케톤성 혼수 등의 급성 합병증이 발생할 때

▷ 임신성 당뇨병 등
이 외에도 제 2형 당뇨병환자가 기존의 식사 요법, 운동 요법과 더불어 경구 혈당 강하제를 사용함에도 혈당조절이 안 되는 경우나 간, 신장 등의 기능 저하로 경구 약 복용이 어려울 때, 부신 피질 호르몬을 투여하는 환자의 경우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원칙적으로 인슐린이 사용 되어야 하며 보다 적극적인 치료법으로 인슐린 펌프를 이용하게 되는 경우도 있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스스로의 당뇨병 상태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주치의와의 연속성 있는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꾸준한 치료 및 관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화 혈색소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여 당뇨 합병증을 미리 예방하고 이미 생긴 합병증의 진행을 막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인슐린의 사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주치의가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인슐린이 사용을 권유한다면 무작정 거부하는 태도를 보일 것이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서도 본인이 왜 이러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고 치료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인슐린 치료에 대한 공포증에서 탈출하여 평균 수명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