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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아동의 비만과 성장

박일수/삼성진가정의학과 대표원장

사회가 발달하면서 우리아이들의 평균 신장은 꾸준히 커나가는 추세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초등학교 5학년(남)의 경우 1995년에 140.6cm 이던 키가 2005년에는 143.0cm로 커졌다고 한다.

그런데 키가 컸으면 날씬해 져야 하지만 비만을 알아보는 체질량 지수(kg/m2)가 18.0에서 19.3으로 증가하였다. 체중으로 환산하면 4kg정도 증가한 것이다.

즉, 경제성장의 결과로 생활환경이 급변하면서 신체활동이 부족해지고, 식생활이 서구화 되면서 소아비만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95년에 소아비만을 질환으로 분류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10~14세 아동의 17.9%가 소아비만 환자이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인식할 것이다. 비만은 각종 심혈관계 질환이나 퇴행성 관절염, 우울증까지도 유발한다. 아동들도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고 성장장애를 가져온다.

또한 유아기, 아동기의 비만은 성인으로 이어져 개인적으로, 국가적으로도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아동 비만의 원인을 살펴보자.

첫째로 식이패턴의 변화이다. 탄수화물의 경우 과거 곡물 위주였던 것이 음료수나 밀가루음식의 비중과 양이 증가하였다.
또한 육류, 동물성 지방의 섭취도 증가하였다. 가정에서 만들어지는 균형적인 식사에 비해 인스턴트 음식들은 칼로리는 높지만 필수 미네랄이나 비타민 단백질은 부족하고, 합성조미료와 염분의 함량이 높다.

둘째로 신체활동의 감소이다. 자동차의 이용이 많아지고, 계단보다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TV나 컴퓨터를 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신체활동의 감소는 근육량의 감소와 체지방의 증가로 이어져 체력저하를 가져온다. 또한 이러한 생활 습관이 성인기로 이어지기가 쉬워 자연스럽게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

운동은 근력을 키우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근육의 과도한 증가는 뼈의 길이 자람을 방해 할 수 있다. 달리기나 뜀뛰기, 발레나 요가 등의 스트레칭이 좋다. 저녁에 가족이 모여 부모가 아이의 관절과 근육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하는 것도 좋다.

셋째로 내분비, 선천성 이상, 유전적영향이다. 부모가 비만인 경우 아동이 비만해지기 쉽다. 특히 산모의 출산체중이 높았거나, 당뇨가 있던 경우 아동은 비만해지기 쉬우며, 수유패턴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임신하기 전 무리하게 살을 빼라는 얘기가 아니다. 적절한 체중을 임신 전 뿐만 아니라 임신 중에도, 출산 후에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타로 환경적 영향에 의한 중금속 중독이나 스트레스도 대사의 속도를 늦추고, 에너지 생성 효율을 낮추어 비만하게 하고 성장을 방해한다.

그럼 비만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뭐가 좋을까? 마그네슘과 아연이 들어가 있는 음식이다. 마그네슘은 세포대사에 가장 핵심적인 미네랄로써 견과류나 시금치, 두부, 파래, 현미 등에 많이 들어있고 가공식품에는 거의 들어있지 않다.

또한 아연은 신체의 발육과 성의 발달에 중요하고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인체의 저항에도 주요한 역할을 하는데 굴, 보리, 현미, 달걀, 두부 등에 많이 들어있다. 역시 사탕 등의 당류나 라면 등의 인스턴트 음식에는 거의 들어있지 않다. 또한 갑상선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요오드가 들어가 있는 미역이나 다시마도 좋은 음식이다.

물론 자신의 식이습관에 맞추어 적당량을 부족하지 않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며칠 전 인터넷 기사에 초등학생들이 소풍가기 전 몸짱이 되려고 다이어트를 하고, 약물을 복용한다고 한다. 비만하다고 무조건 금식하는 건 옳지 않다. 살은 빠질 수 있지만 성장에 지장을 줄 것이다.

또한 약물 사용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제대로 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