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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물이 넘치네요

경기한국수필가협회/회장 박 청 자

서울 흑석동에서 볼일이 있어 친구를 만났다. 오랜만에 식사를 하고 집이 가까우니 가서 차나 한잔하자고 하여 이사한곳 구경도 할 겸 들어갔다.

이곳은 평수는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강변에 위치한 좋은 아파트라고 생각이 들었다. 얘! 너무 좋다. 그전 집은 어떻게 하고? 응 재개발 들어가서 왔는데 전세라고 한다. 창가에 앉아 차 한잔을 마시며 유유히 떠가는 작은 배들과 나르는 새들을 볼 수 있어 마음이 탁트이는것 같았다.

아주 이집을 사면 좋겠다고 담소를 하며, 오늘들이 날씨가 맑고 화창하여 멀리 군데군데 많은 다리에 오가는 차를 구경도하고 잔잔하게 흐르는 한강 물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참 좋은 곳에 이사 왔구나, 이런 곳 이라면 나도 단독주택 그만살고 아파트 살고 싶다 면서 웃었다.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물! 물이 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시각을 아름답게 해주며 소중하고 필요한 가를 새삼 느끼게 했다. 물론 재해로 홍수가 나거나 사람이 관리 잘 못하면 무섭기도 하지만....
풍수를 볼 줄 몰라도 한강을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하루 종일 피로함이 풀릴것 같아 좋았다.

저녁나절 몸이 피곤하고 나른하여 이웃에 사는 작가 조 선생님과 7Km 되는 가까운 곳에 유황 온천이라는 곳을 갔다.
일주일마다 거의 가서 한 시간 정도 하는 편이다. 그곳에 가면 날마다 살을 빼려고 , 혹은 다리가 아파서, 허리가 아파서, 등 한달내내 오시는 분들이 여러분 있다.

그런데 목소리도 큰데다가 억양이 경상도 분이라 시끄럽다고 손님들은 싫어들 한다. 그렇지만 아무소리 못하고 다른 분들이 찌푸리는데도 눈치 채지 못하는 모양이다. 아예 점심까지 사 먹고 커피나 녹차우린 물을 들고 탕안에서 걷는다.
집안일도 많을 텐데 어떻게 종일 이렇게 소일을 할까 부럽기도 하다.

많은 분 들이 건강을 위해 매일 오전 오후 시간을 내서 수영장들을 가는데 나는 시간이 없어 가볼 생각도 못한다. 그전 어머님 계실 때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수영을 배우려 아침시간으로 한 달치 표를 끊어 다녀 보았다. 오고가고 수영 하고 나면 하루 소비시간이 너무 많아 무엇 하나 할 수가 없어 거의 빠지고 하다가 가끔 목욕이나 가자하고 고만두었다.

오늘도 남편이 운전수로 같이 갔는데 각자 여탕 남탕 들어가서 한 시간 약속을 하지만 여성들은 느려서 시간이 좀 걸려 약속시간보다 늦기 일쑤다.

집에서 샤워만 하면 시원하지 않기 때문에 대중탕을 가끔 이용 하는 것이다.

물을 받아 닦고 있는데 옆에 어느 여성분을 보니 물이 철철 대야에 넘치는데 틀어놓고 팔다리를 닦고 있다. 한참 쳐다 보다 못해 아주머니! 물이 넘치네요, 잠그고 하면 안 될까요? 했더니 아니꼽다는 식으로 알아요, 톡쏘는 말을 하면서 계속 흐르게 두고 있다.

그냥 흘려 보내는 물! 더구나 뜨겁게 뎁힌 물을 흘려보내 낭비를 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속이 상했다. 에너지 절약, 물 절약을 왜 모를까? 그렇다고 가서 확 잠그고 싶지만 참았다. 지금은 수도 꼭지를 돌려 잠그지도 않고 쉽게 누르기만 하면 되는데 왜 그럴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옆에 앉아있는 조 선생 이 쳐다보며, 말을 못 알아 들으니 참 좋지 않은 엄마네, 하고 중얼거려도 못 들은 체 하고 있다. 옛날 어릴 때 세숫물을 대야에 많이 퍼 다가 세수를 하면 이다음에 죽어 저승에 가면 용왕님이 화가 나서 대야에 물을 다 마시라 한다고 할머니께서 아껴 쓰라고 하시던 생각이 난다 .

그때는 장작불로 물을 뎁혀 쓰던 시절이라 세수한 물도 아까워서 그물로 빨래도하고 걸래도 빨기도 했었다 .이렇게 아끼던 물인데 지금은 수세식으로 물 소비량이 너무 많은 때이기에 앞으로 씀씀이는 더욱 커지고 오염 되는 물도 너무 많기에 걱정이 앞선다.

자기 집 에서도 저럴까? 남의 것이라고 아무리 돈을 내고 쓴다고 하지만 저럴 수가 있을가, 하고 우리 둘은 안타까워 그냥 나오면서 이렇게 흘려 보낸 물을 다시 재활용하여 쓰기를 바라면서 쳐다보았다.

우리 모두 물을 아껴 후세에게 물 부족 국가로 물려주게 되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집으로 돌아오며 종일 물 예찬 이야기를 하였다.
청포도가 익어가는계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