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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대사증후군과 생활습관

박열수/삼성진가정의학과 대표원장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급격한 식습관과 생활방식의 서구화로 인해 허혈성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1990년 인구 십만명당 10.4명에서 2000년 21.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관상동맥(심장에 영양을 공급해 주는 혈관) 질환의 위험요인으로는 나이, 흡연, 고혈압, 고LDL 콜레스테롤혈증, 저HDL 콜레스테롤혈증, 고혈당, 비만, 신체적비활동성, 혈액응고이상 등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관상동맥질환의 주요한 위험요인들은 따로따로 있지않고 한 개인에게 겹쳐서 나타나는데 이것을 대사증후군이라고 한다.

대사증후군은 일단 남자의 경우 복부둘레가 90cm이상, 여자는 85cm이상인 복부비만을 가지고 있으면서 ① 고중성지방혈증: 중성지방 ≥150mg/dL 이거나 치료받고 있는 경우, ② 저HDL 콜레스테롤 혈증: <40mg/dL(남자), <50mg/dL(여자) 또는 치료받고 있는 경우, ③ 고혈압: 130mmHg ≥수축기 또는 85mmHg ≥이완기 또는 치료받고 있는 경우, ④ 고혈당: 공복혈당 ≥100mg/dL(5.6mmol/L) 또는 이전에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경우의 4가지 중 2개 이상의 위험인자를 가질 때 대사증후군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진단 기준들은 개별적으로 보면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수치들이지만 서로 맞물려 가며 악화시키게 된다. 또한 인슐린저항성이란 개념이 있다. 인슐린은 혈당이 우리세포로 흡수되어 에너지를 만들게 해주는 호르몬인데 비만과 운동부족, 고칼로리 식단과 급격한 혈당의 증가가 반복되면 우리세포는 이러한 인슐린의 자극에 무뎌지는 저항성을 갖게 되고 혈중의 인슐린 수치가 증가하게 되어 결국 당뇨에까지 이를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인슐린 저항성이 지속되면 결국 대사증후군에 걸리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대사증후군을 예방할 수는 없을까?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생활습관의 변화이다. 그중에서 제일 먼저는 체중감소이다. 비만인 경우 첫 1년 동안 전체체중의 7~10%정도를 감량해 체질량 지수를 25㎏/㎡미만으로 유지시키는 것이다. 물론 급격한 체중감소는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하루에 500kcal정도의 열량을 줄이는 식단(라면1개, 냉면, 공기밥 1개 반) 또는 운동(조깅 1시간, 산보 2시간)으로 1주일에 0.5㎏정도의 체중을 줄인다. 전체 식사량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25~30%이하로 유지하고, 잡곡과 야채, 식이섬유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운동이다. 운동은 규칙적이고, 중등도의 강도를 가진 운동으로 최소 30분간(간헐적 운동은 60분) 시행하며 주 5회 이상시행하고, 가능하면 매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의 선택으로는 관절이나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선택하여야하며 너무 욕심을 내서 하지 말아야 한다. 의사나 전문 운동처방사의 처방을 받아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나이 많은 사람은 고정된 자전거나, 아쿠아로빅, 스포츠댄스 등이 적당하고, 젊은 사람이라면 좀더 강도가 있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한번에 많이 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1주일 내내 꾸준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동맥경화성 식이를 개선하는 것이다. 체중감량에서도 강조했지만,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가 많은 곡물과 지방이 적은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약물요법으로는 당뇨병 치료제인 멧포르민(metformin)과 아카보스(acarbose) 등이 있지만 생활요법의 개선만큼 효과적이지 못하며 아직도 많은 연구가 지속되어야 한다.

대사증후군은 이렇듯 서서히 다가와서 우리의 생활의 질과 생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질병이지만 올바른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꾸준한 개선을 통해 정복될 수도 있는 질병이다. 이제는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프지 않고 합병증 없이 사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오늘부터 나의 생활을 바꾸고, 궁금하다면 가까운 의원을 찾나 자신의 몸 상태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