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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세계적인 참사

9시 뉴스를 보는 순간 크게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후진국에서나 나올법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천 화재.

이번 이천 화재는 한나라의 안전 불감증이 얼마나 큰 재앙을 몰고 오는지를 적날하게 보여 준 사례다. 한국으로 돈을 벌러 온 일가족 8명이 사망하기도 하고 한국여자를 구하고 형을 잃은 우즈베키스탄의 벡투르소노프 카이룰루씨도 있다. 카이룰루씨는 화재 당일 창고 지하에서 배관작업 중이었다고 한다. 그는 갑자기 시커먼 연기와 가스냄새가 나서 도망 나오던 중 불길에 휩싸인 채 쓰러져 있는 여성을 발견하곤 그녀를 업고 간신히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러나 그제야 함께 일하던 고향 형 누랄리 씨가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땐 이미 때가 늦었다. 형을 구하려고 창고 안으로 뛰어들려했지만 주변사람들에게 가로막혔다.

카이룰루씨는 여자를 구했지만 형을 구하지 못해 고개를 들수가 없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이번 화재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피해가 많은 것과 관련, 이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는 50만 명이 넘으며, 대부분 이들은 소위 ‘3D’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 후진국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라는 천대를 받으며 불법체류로 불안한 생활을 꾸려가야 하지만, 고국에서보다는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한국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한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하면서도 해결되지 않는 한국의 안전불감증과 관리 당국의 허술한 감시가 한국에 모여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씻지 못할 피해를 남긴 것이다. 한국의 안전 수준을 더 높여할 이유가 이제, 한국민을 넘어서고 있음을 알게 한다.
<기흥구 이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