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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총선 선거판, 아쉬운 페어플레이 정신

각 정당의 공천 마감과 함께 불붙은 총선 선거판이 벌어지는 최근 출근 시간대의 기흥구 보정역사에서 정당 지지율이 높은 정당 후보 A씨와 낮은 정당의 후보 B씨가 명함을 돌리 중 만났다.

간략한 목례 다시 명함을 돌리던 B 후보에게 잠시후 A 후보가 다가왔다. “B 후보님, 제 공약 필요하면 가져다 쓰세요” B 후보는 당황했다. “예?” 그러자 A 후보가 다시 “제가 만든 공약을 사용하시라고요. 어차피 제가 실현할 일들이니까요.”

바꾸어 이야기 하면 A 후보는 B 후보에게 ‘어차피 떨어질 것 선거운동은 왜 하느냐’는 말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자와 만난 B 후보도 이 같은 사실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며 매우 불쾌한 감정을 토로했다.

A 후보의 경우 정당 지지율은 높지만 지역 무대에서의 정치활동은 신인이다. 반면, 지지율 낮은 정당의 B 후보는 젊은 나이지만 시의원 활동을 한 선배(?) 정치인이다.

이날 B 후보는 기자에게 “A 후보의 행동은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오만함의 극치”라며 흥분했다. 그리고 “만약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의 용인을 생각하면 아찔해 진다”는 표현을 썼다.

흔히 선거를 스포츠 경기에 비유한다. 후보자들은 일정 기간 자신의 정치 소신과 공약, 도덕성, 인간성 등 장점을 유권자에게 홍보하고 선거라는 경기를 통해 유권자들의 많은 표를 받아내야 하는 일종의 게임인 것이다.

따라서 이 게임에서도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운동경기 중계 해설자들은 흔히 “상대선수는 동업자다. 서로가 보호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

그렇다면 이날 A 후보의 행동은 어떻게 해석될까. 상대 선수를 교란시킬 수 있는 전략 또는 전술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를 넘어선 전략은 상대를 무시하는 ‘오만’으로 비춰질 수 있다.

선거일까지 20일이 채 남지 않았다. 기자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본선 후보등록 후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하면 이보다 더한 상황도 나올 수 있다.

이번 총선은 각 정당 모두 공천과정부터 공천이 마무리된 현재까지 뒤숭숭한 분위기다.
제발 본 선거에 들어섰을 때는 상대 후보를 배려하고 각자의 정책으로 승부하는 깨끗한 경기가 치러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