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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혈뇨에 대하여

정혁준/강남병원 신장내과 과장 (인공신장센터 소장)

�40세 남자가 건강검진을 받고 요잠혈반응 양성으로 인해 신장질환의심이라는 얘기를 듣고 외래로 방문하였다. �23세 여자가 금일 아침부터 하복통과 함께 소변이 빨갛게 나와 내원하였다. �60세 여자가 수일동안 아무증상이 없이 소변이 처음부터 끝까지 빨갛게 보여 내원하였다.

이처럼 소변을 볼 때 갑자기 빨갛게 나오거나 혈뇨라는 애기를 듣게 되면 겁이 나고 무척 놀라게 됩니다.

혈뇨란 소변으로 비정상적인 양(정상 기준치가 다를 수 있으나 대개 고배율검사에서 3개 이상)의 적혈구가 정상적인 형태 혹은 찌그러진 상태로 배설되는 것을 말하며 육안 적으로 빨갛게 보이는 경우(육안 적 혈뇨)와 정상 소변 색을 띠며 현미경적으로만 보일 수 있는 경우(현미경적 혈뇨)로 나눌 수 있습니다.

흔히 건강검진에서 요잠혈이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 신장 질환이 의심된다고 하여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다시 요 정밀검사를 해보면 혈뇨가 아닌 경우가 종종 있게 됩니다.

또한 소변색이 빨갛다고 무조건 혈뇨는 아닌데 약물, 음식색소, 대사물에 의해서도 붉게 보일 수 있으며 단백질이나 다른 물질로 소변의 색깔이 변하는 색소뇨(예, 헤모글로빈요, 마이오글로빈뇨)인 경우에도 혈뇨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혈뇨로 정확히 진단된 경우에는 우선 이에 대한 원인이 여러 가지 있으므로 즉 요로감염, 결석, 사구체신염, 전립선 질환, 방광암 등 혈뇨를 일으키는 경우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감별하기위해 다시 추가 검사가 필요하며 여기에는 소변(요배양, 요 세포검사), 혈액, 방사선 검사이외에 50세 이상에서는 방광경검사가 시행되기도 합니다. 또한 연령에 따라 혈뇨의 발생 원인이 다릅니다.

증상에 따라 혈뇨의 원인을 찾아내는데 유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방광염에 따른 혈뇨는 소변을 볼 때 아랫배가 아프거나 시원하게 나오지 않을 수 있으며 신우신염에 따른 혈뇨는 옆구리가 아프거나 열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는데 특히 방광암에 따른 혈뇨는 아무 증상이 없으며 소변 전체가 빨갛게 처음부터 끝까지 보일 때 의심할 수 있으며 이때는 요에서 암세포가 발견될 수 있습니다. 증상도 없으면서 이러한 검사 상에도 이상이 없고 현미경적 혈뇨를 보이는 경우는 무증상 고립성 혈뇨라고 하며 특별한 처치 없이 경과를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기능이 악화되거나 혈뇨이외 단백뇨가 동반될 때는 신장염(사구체신염)이 의심되므로 원인 질환을 알고자 신장조직 검사까지 요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군대 신검에서 혈뇨를 보일 때는 사구체신염에 따른 혈뇨를 파악하고자 조직검사가 시행되기도 합니다.

혈뇨에 대한 치료는 앞서 말한 다양한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다양합니다. 예를 들면 방광염, 신우신염 등 요로감염에 따른 혈뇨일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로 혈뇨가 소실될 수 있으며, 결석에 의한 혈뇨인 경우는 비뇨기과에서 결석을 제거하면 호전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구체신염에 따른 혈뇨는 약물치료로 소실되지 않으며 계속 지속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소변이 붉게 보이거나 요잠혈이 양성을 보인다고 무조건 혈뇨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며, 원인이 다양하므로 병원에서 상담 후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검진이 많은 요즘 요잠혈반응 양성으로 인해 신장질환의심이라고 통보받을 때에는 너무 걱정하지 말고 병원에서 간단히 정밀 요검사를 다시 해봐서 혈뇨인지를 우선 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왜냐면 혈뇨가 아니라면 복잡한 검사를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문의) 031-300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