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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무원의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PTSD)

지난해 7월28일 오후 7시께 대민지원 요청에 따라 경기도 용인시 농서동 서천택지지구 지하 전력구에서 배수작업을 하러 맨홀에 들어갔던 용인소방서 소속 이승언 소방위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뒤 이틀 만에 순직했다.
그러나 비극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당시 현장에서 사고현장을 목격한 동료 김모 소방사가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수개월간 휴직과 함께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처럼 희생과 봉사의 대명사인 소방공무원 상당수가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PTSD)에 시달리고 있다.
동료순직 사건목격으로 인해 치료를 받은 소방공무원이 지난해에만 총 40명에 달하고 있는데 이중 19명은 전문병원에서 계속 치료중이다.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이란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화재를 비롯 각종 재난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소방공무원이 접하는 현장상황은 극한의 참혹함 그 자체다.
특히 생사고락을 같이 하며 형제와도 같은 동료의 순직 또는 각종 상해 현장을 목격하게 되면 그 기억은 쉽사리 잊혀 지지 않고 심리적 고통으로 이어져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2년전 모대학 의대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방공무원의 21%가량이 이 증상을 경험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소방관 5명중 한명은 PTSD를 경험한 셈이다.
이는 일반인(1~3%)은 물론 미국 18%, 캐나다 17%, 일본 소방관 17.7%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PTSD는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므로 증상이 의심될 때는 언제라도 정신과적 전문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정신과 진료기록이 있는 경우 민간보험회사가 가입을 거부하거나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소방공무원들이 PTSD에 대한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니 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최소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재난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은 복귀 후 반드시 정신과 상담을 받도록 하는 제도개선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