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예로부터 이런 말이 전해 내려왔다. “낙천적인 여성이 임신도 잘하고, 순풍순풍 아이도 잘 낳는다.” 미신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과학적 근거를 들여다보면 허투루 흘려들을 이야기는 아니다. 낙천적인 사람은 스트레스에 덜 휘둘리고, 고비가 닥쳐도 다시 일어나는 회복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마음의 완충 장치가 단단하여 작은 자극에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 셈이다. 오늘날 연구는 이러한 태도가 실제로 임신과 출산의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임신은 생명의 신비를 품은 특별한 시기이지만, 동시에 여성에게는 중대한 도전의 시기이기도 하다. 몸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호르몬은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며, 미래에 대한 불안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그만큼 스트레스는 임신부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동반자다. 문제는 이 스트레스가 단순히 엄마의 기분에 머물지 않고,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까지 직접적인 흔적을 남긴다는 점이다. “엄마가 편해야 아기도 편하다.” 임신부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 말은 이제 단순한 속설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로 뒷받침된다. 엄마의 정서적 안정이 곧 태아의 몸과 마음을 형성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용인신문 | 남성불임을 전문으로 하는 비뇨기과 진료실에는 최근 들어서 예상치 못한 환자들이 찾아온다. 물론 무정자증이나 정계정맥류처럼 뚜렷한 난임의 원인을 가진 남성들이 많이 오고 있지만, 요즘에는 발기도 잘 되고 사정(射精)도 문제 없는데 정작 아내와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아 난임으로 이어지는 남성이 늘고 있다. 필자에게 와서 “정자를 고환에서 꺼내서 IVF(시험관 아기 시술)을 하겠다”는 말하는 남성을 마주할 때마다 의사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왜 그들은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하지 않으려고 할까. 단순히 생식기관의 기계적 고장이 아니라, 상당수가 혼자의 쾌락에 과도하게 길든 습관으로 인해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기피하거나 잘 안 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제는 결혼이 삶에서 당연한 수순이 아니다. 싱글로 살아가는 남성이 증가하고, 연애조차 큰 부담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섹스리스는 더 이상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그런데 인간의 본능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 욕망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대부분 자위다. 처음에는 단순한 해소 수단으로 시작한다. 긴장을 풀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자기 신체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빈도가 잦아지고 습관화되면 어느새 삶의
용인신문 | 제프 다이어. 그는 사진 비평가이면서 소설, 에세이, 르포르타주 등의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쓰고 있는 영국의 유명 작가이다. 1958년도에 태어난 저자는 로저 패더러라는 테니스 선수의 말년 무렵 경기를 보며 “끝을 맞이하는 상황, 예술가의 마지막 작품,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 『라스트 데이즈』는 그가 탐색한 마지막에 대한 사유의 향연이다. 저자는 자신의 은퇴와 스포츠 스타와 예술가들의 은퇴를 비교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이 책에 소개되는 이들이 마지막을 대하는 자세는 저마다 다르다. 마지막 순간을 외면하며 직면의 순간을 지연시키는 이가 있는가 하면 마지막 순간이 언제인지도 모른 채 자신을 소모해 버리기도 한다. 저자는 어느 편을 들기보다 그 시간 속에 창작된 예술작품의 면모를 캐낸다. 구상에서 추상으로 변모해 가는 화가의 그림이 완성도를 높여가는가, 아니면 화가의 눈에 걸린 질병에 의해 현저히 다르게 표현이 되는가 등을 구체적인 근거와 당대 비평을 추적해 알아보기도 한다. 문학사에 위대한 획을 그었지만 그 때문에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던 작가의 대한 슬픈 사연도 소개한다. 그러니 『라스트 데이즈』는 저물
용인신문 | 용인시에서 공공체육시설 통합 예약 전산시스템 정비를 청원합니다. 현재 테니스 코트는 공공체육시설 통합예약 시스템에서 구민 우선, 시민 우선, 일반예약 형태로 예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용인지역에 테니스 인구가 많다 보니, 주말에는 예약 경쟁이 심해 코트 예약이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하지만 통합예약 전산시스템의 문제로 예약을 했던 사람이 예약을 취소해도 다른 사람의 재 예약이 불가능합니다. 결국 예약이 취소된 코트는 빈 코트가 되는 셈입니다. 예약자가 예약한 당일 이전에 취소하면 비용은 환불해 주면서도, 전산 시스템상 코트 재예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통합예약 전산시스템을 조금만 수정하여 수시로 예약과 취소가 가능하도록 개선하면 빈 코트 활용도를 높일 수 있으며, 용인시도 체육시설 운영 수입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체육시설 통합 예약 전산시스템의 문제는 테니스 코트만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용인시와 테니스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 동호인들의 상생발전을 위해 꼭 예약 전산시스템 개선을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용인신문 | 한 세대를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용인신문은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고, 지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며, 여론을 형성하는 공적 책무를 수행해 왔다. 이는 자부심이자 보람이지만, 동시에 감당해야 할 무거운 짐이기도 하다. 오늘날 지역신문이 직면한 현실은 단순한 경영난이 아니라, 지역 저널리즘의 존립 가치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근본적인 도전이다. 현대 미디어 생태계는 이미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 포털과 거대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뉴스 유통을 장악하면서, 공공성과 진실성보다는 클릭 수와 트래픽이 가치의 기준이 되었다. 이 비대칭적 구조 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정보, 자극적인 소문, 심지어 허위 사실까지 ‘뉴스’라는 이름으로 빠르게 확산된다. 그 결과, 사실 확인과 균형 잡힌 분석을 원칙으로 삼는 전통 언론은 속도와 자극을 앞세운 유사 매체와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은 언론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잠식하고 공론장을 파편화시켜, 결국 지역 공동체를 병들게 하며 가장 먼저 지역신문에 타격을 준다. 따라서 최근 경기도의회와 국회에서 논의되는 지역언론 지원 방안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경기도의회의 ‘지역신문 발전 조례’ 제정 제안이나
자서전 류미월 꽃불과 꽃비 사이 낡은 돋보기 안경을 쓴 여자가 있다 약력: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졸업 2008년 《창작수필》 등단, 2014년 《월간문학》 신인상 등단 시집 『나무와 사람』, 산문집 『 달빛, 소리를 훔치다』 전자시집 『하루하루 각설탕』, 가람시조문학 신인상 수상 현재 용인문화원 디카시 강의
용인신문 | “선거에서 후보자에 대한 호기심은 가장 강력한 당파성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그러나 꽃은 저절로 피지 않는다. 햇살과 물, 흙과 손길이 모여야만 제 빛깔을 드러낸다. 선거 역시 그렇다. 민주주의의 본령은 국민의 참여에 있고, 참여는 질문과 검증을 통해 완성된다. 링컨이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남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문장은 권력이 어디서 나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명확히 새겼다. 참여가 멈추면 권력은 비어 있는 의자처럼 아무나 차지할 수 있고, 검증이 멎으면 민주주의는 간판만 남는다. 겉은 화려해 보여도 속은 텅 빈 제도, 그것이 검증을 잃은 민주주의다. 대한민국 정치의 시간표는 4년 주기의 장(場)과 닮았다. 도시의 시장(市場)은 건물주가 주인이고, 농촌의 장시(場市)는 보부상들의 독무대였다. 앉은 장사는 신용으로 먹고살고, 떠돌이 장사는 말솜씨로 하루를 넘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장돌뱅이들이 5일마다 같은 장터를 찾듯, 장사에는 반드시 ‘다음’이 있다. 그래서 엉터리 물건을 함부로 팔 수 없다. 정치도 그러해야 한다. 선거가 끝나면 결과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고,
용인신문 | 다른 사람의 배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좋아. 여유롭게 될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좋아. 상대의 다음 여정을 응원하는 게 좋아. 질투를 빼고 감탄하는 게 좋아. 마음 깊이 축하하는 게 좋아. 고양이가 좋아. 작은 발로 걷는 새끼 고양이가 좋아. 가르릉거리는 소리가 좋아. 가만히 지켜보는 깊은 눈동자가 좋아.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하는 게 좋아. 가사를 음미하며 놀라는 게 좋아. 상대의 말뜻을 이해하려고 하는 게 좋아. 더 세밀하게 말의 의도를 궁리해보는 게 좋아. 자기를 잘 아는 사람이 좋아. 일종의 이유가 있는. 차분한 게 좋아. 주변 분위기를 살피는 게 좋아. 그대로 연기하고 튀지 않는 게 좋아. 내가 아닌 것에 섣불리 동의하지 않는 게 좋아. 잠깐 멈춰서 어떤가 생각하고 말하는 거지. 한 박자 쉬고, 멈춰서서 사람을 알아가는 즐거움.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 신나서 이야기하는 반짝이는 눈이 좋아. 상태를 체크하고 체킹 받는 게 좋아. 서로를 돌본다는 감각. 꼭 안아주는 게 좋아. 안김 받는 게 좋아. 다가와 살을 붙이고 앉는 존재들이 좋아.
용인신문 | 한국과 미국의 재무 당국이 5개월간의 협상 끝에 환율 정책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10월 1일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성이 공동 발표한 ‘한미 환율 정책 합의문’에 따르면, 양국은 “국제통화기금(IMF) 협정문에 따라 효과적인 국제 수지 조정을 저해하거나 부당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조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금융위기처럼 단기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 원리에 맡긴다는 뜻이다. 한미 양국은 외환시장 상황과 안정을 점검하고 상호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분기별로 공개하는 시장 안정 조치 내역을 월별 단위로 미국 재무성이에 비공개를 전제로 공유하기로 했다. 미국은 연간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국을 대상으로 환율 조작 여부를 살펴보는 감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10월 1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4원대다. 이런 수치는 한국 원화가 달러에 비해 현저한 약세를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약세 유지 정책을 펴고 있다.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는 추세임에도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상회하는 것은 우리 금융당국에
용인신문 | 사이버스페이스 시대, 우리는 어느 때보다 빠르고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 기술은 인간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확장하며 일상 곳곳에 새로운 가능성을 불어넣는다. 휴대폰 하나로 은행 업무와 쇼핑, 학습과 소통까지 해결되는 오늘날, ‘편리함’은 더 이상 희소한 가치가 아니라 생활의 기본 조건이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디지털 문명의 최전선에서 ‘낡은 것의 귀환’이라 불리는 뉴트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뉴트로(Newtro)는 단순한 복고(Retro)와는 다르다. 복고가 과거의 양식과 감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둔다면, 뉴트로는 옛것을 현재적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변용한다. 예컨대 카세트테이프 모양의 블루투스 스피커, 도트 그래픽을 차용한 최신 모바일 게임, 아날로그 카메라에서 영감을 받은 필터 앱은 모두 뉴트로의 산물이다. 과거를 경험한 세대에게는 추억의 매개체가 되고,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이국적인 ‘새로움’으로 다가간다. 뉴트로 열풍은 무엇보다 인간의 감각적 갈망을 드러낸다. 디지털 기술은 효율적이고 빠르지만, 그만큼 차갑고 무균질적인 느낌을 준다. 반면 아날로그적 경
용인신문 |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뇌 속에 문제를 지니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있다. 혹은 후천적인 이유로 강박을 가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은 이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청소년 중에서도 공황장애로 애쓰는 애덤의 이야기이다. 척 박사의 사무실 13층은 몇몇 청소년이 모여 자신과 주변에서 벌어진 일과 생각을 나눈다. 이주 애덤은 닉네임이 베트멘이다. 그가 바라는 것은 고요한 마음을 갖는 것이지만 ㄱ러려면 몇 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그는 정화의식 없이 문턱을 넘을 수 있어야 한다. 이혼한 엄마의 저장 강박에 협박 편지에 대한 비밀도 지켜야 하고, 아빠와 엄마의 집을 오가야 하기도 한다. 애덤은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신이라 생각하기에 정화의식을 한다. 최근 척의 사무실에 새로 등장한 로빈을 좋아하게 된 후, 보호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점점 회복되는 로빈에 비해 자신의 상태는 점점 엉망이 되어 속상하기만 하다. 애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애덤에서 의사 척은 말한다. “슈퍼히어로들은 가끔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준단다. 다들 자신만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도 말이지.”(303쪽) 또 곤경에 처한 애덤에게 앞집 폴란스키 부인은
용인신문 | 여행 중에 하루 밤에는 내가 자란 마을의 문화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다. 특별한 지점이 참 많았던 것 같다. 나는 서울 마포에 있는 작은 공동체 마을에서 자랐다. 밤마실이라고 밤에 친구네 집에 놀러가 그 집에서 자는 문화가 있었다. 늦은 밤 잠옷을 입고 방문해 저녁을 같이 먹고 수다를 떨며 잠을 잤다. 다음날 학교에 같이 등교한다. 친구네 집에 가면 언제나 먹을 게 있었고, 밥 때가 되면 되살림 가게에서도, 마을 극장에서도 어른들이 밥을 사주시곤 했다. 밤새 에세이를 쓰는 날이면 선생님들이 저녁을 사주셨다. 사비로. 길을 지나다 보이는 어른들에게는 모두 인사를 하던 시절 들살이, 바다살이, 숲살이 방학이면 며칠씩 다른 지역에 가서 산과 들에서 놀았고 우리학년 학부모님들과 일년에 두번씩 모꼬지를 갔다. 나의 부모님은 매번 참여를 못하셨는데, 우리 부모님이 가지 않아도 나는 갔다. 다른 부모님 차를 얻어타고, 내 짐만 챙겨서 부모님들끼리 친한 다른 집들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부모님들끼리 친구처럼 지내는 것도 대단하다. 족구를 하고 수영을 하고 이런저런 놀이를 하다가 고기를 구워서 배터지게 먹고 잠을 잤다. 학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