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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돌아온 트럼프… 한국언론 ‘오보 참사’

김민철(칼럼리스트)

 

 

신문·방송 선거일 앞두고 ‘초박빙’ 예측
개표함 뚜껑 열어보니 트럼프 압승 쇼크
미국 레거시 미디어 ‘진보성향’ 인용 급급
먹고 살기 바쁜 유권자들 표심 못 읽어

 

용인신문 | 트럼프 당선은 필연적인 결과

연합뉴스, KBS, MBC, SBS, YTN,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과 한겨레, 경향신문 등 진보언론을 망라하여 한국의 방송언론은 미국 제47대 대통령선거를 1주일 남겨두고 일제히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7개 경합주 4~5곳에서 우세, 박빙 승부로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런 보도는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완승으로 머쓱하게 되었다. 미국 대선은 지난 4월 이후 트럼프가 줄곧 우세를 지켰다. 민주당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로 잠시 주춤했으나 트럼프는 곧 해리스를 따돌렸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는 선거인단 294명을 확보했고 해리스는 223명 확보에 그쳤다.

 

지난 7일 현재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주는 애리조나와 위스콘신이다. 이 두 개 주는 당선자 확정 발표를 승인받지 못했다. 애리조나는 선거인단 11명, 위스콘신은 10명이다. 현재 두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 수는 517명이다. 이들 2개 주의 선거인단 합이 21명, 현재 96~7% 개표가 완료된 상태에서 나머지 2개 주도 트럼프 가 1.5~2.5%가량 앞서고 있다. 따라서 당선자 확정·승인을 받으면 트럼프가 선거인단 21명을 더해 최종적으로 31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전국득표율에서도 해리스를 앞섰다. AP통신에 따르면 11월 6일 03시 (현지시간) 트럼프의 전국득표율은 51.2%, 해리스는 47.4%를 각각 득표했다. 트럼프가 전국득표율에서도 해리스를 3.8% 앞질러 완승한 것이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선거인단 304명을 확보하여 227명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에게 낙승을 거두었다. 반면 전국득표율은 48.2%(65,844,610표)를 득표한 힐러리 클린턴이 46.1%(62,979,636표)를 득표한 도널드 트럼프보다 2.1%(2,865,034표) 앞섰다.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전국득표율에서 3.8% 앞선 것은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가 최초다. 이렇게 볼 때 트럼프는 압승을 거둔 것이다.

 

미국 주류언론 90%가 민주당 지지

한국 방송언론의 여론조사는 태생적으로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조사하는 메이저 방송언론의 여론조사를 인용 보도했기 때문에 틀릴 수밖에 없었다. CNN, CBS, NBC, ABC 등 방송사와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류언론은 민주당의 세계주의 정책을 지지하고 불법입국자 수용, 초등학생의 젠더(성) 선택권 보장, 전면적인 낙태 합법화 등을 지지해왔다. 그래서 주류 방송언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글로벌 패권주의를 줄기차게 지지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당선되었다고 해서 네오콘(글로벌리스트)이 주도하는 미국의 세계정책이 급격하게 변화하지는 않는다.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는 세력도 네오콘이지만 그들은 세계주의보다 미국 우선의 국가주의를 추구하는 점이 다르다. 레이건 시절부터 네오콘은 공화당을 통하여 그들의 이익을 추구했지만 21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 민주당, 공화당 가리지 않고 목적이 같으면 협력해왔다. 네오콘은 오바마부터 네오콘 주류는 민주당으로 말을 갈아탔다.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지만 글로벌리즘(세계주의)에 반대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해야 했다.

 

미국의 주류 방송언론이 여론조사를 빙자해 여론조작을 하면서까지 해리스 우세를 줄기차게 전파했던 이유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네오콘 세계지배전략의 부분적인 궤도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내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가 당선되었다고 미국의 대외정책이 전면적으로 수정되지는 않겠지만 우크라이나 지원은 대폭 축소될 것이 틀림없다. 미국과 나토는 2014년 유로마이단 폭동을 지원하면서부터 우크라이나 친미 정권을 지원하고 재무장시키는데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했다. 드러난 것만 해도 3000억 달러 이상, 우리 돈으로 430조 원을 쏟아부었다. 이 가운데 60%가 군산복합체에 들어갔다. 금융독점자본과 전쟁군수산업에 기반을 둔 주류 네오콘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전쟁을 세계적으로 확산시켜야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다고 믿는다. 반면 트럼프는 정치인으로는 보기 드물게 전쟁을 혐오하고 그 돈을 미국 재건에 사용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미국 경제는 수치상으로는 3% 내외의 성장을 보이고 있으나 성장의 과실이 집중되는 곳은 금융, IT, 석유, 전쟁군수산업이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35조 달러를 넘어서 40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고 제조업의 경쟁력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트럼프가 민주당 강세지역인 블루월(Blue Wall) 중서부 벨트 경합주에서 전승을 거둔 것은 미국 제조업의 붕괴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였다. 국내 방송언론은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는 이들 생산직 노동자와 농민이 강력하게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한국의 방송언론은 미국의 주류언론이 트럼프에게 덧씌운 도덕성 프레임에 매몰되어 미국의 노동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을 샤이(shy) 트럼프 즉 부도덕한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이 부끄러워 마음을 숨기는 사람들로 폄하해왔다. 그들이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았던 이유는 트럼프 지지가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먹고 살기 바빠서 여론조사에 응답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방송언론이 미국 대선 보도 참사를 겪은 것은 미국을 너무나 몰랐던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