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님을 기다리는 그리움 옛날 어느 한적한 시골에 꽃과, 새와, 사슴만이 지내는 곳에 소하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풀 한포기를 친구로 삼고 자연적으로 산하를 돌아 댕길 때, 소하는 그곳을 지나는 임금님의 행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행차를 이끄는 나리의 눈에 또 하나의 자연을 발견하고는 임금님 앞에 내세웠습니다. 소녀의 천진스런 자연스러움이 두려움으로 심장을 쥐어박았습니다. 무너지는 듯한 심장을 잘 달래여 임금님 앞으로 나아가 인사하게 되었습니다. 만인의 대표인 임금님도 그렇게 돋보이는 모습을 지금껏 본 기억이 없었던 것 이었습니다. 때마침 바람을 타고 온 순수한 소녀의 냄새에 임금님은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다가 나갔습니다. 봉긋한 소녀의 터져 버릴 것만 같은 신비의 신선함, 익어 오른 자태의 복숭아색 고운 살결, 우주의 탄생을 알리려 하는 듯한 수줍으면서도 초롱초롱한 까만 눈, 하늘을 안고 있는 소녀의 자태에 임금님은 한눈에 반해 신하를 시켜 그를 궁궐로 데려오도록 하였습니다. 지금은 남쪽으로 공무집행차 행차를 하니 돌아갈 때 데려가도록 하겠노라 하시며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듯 그의 뺨을 어루만지고 돌아섰
안개처럼 떠다니던 삶이 가벼워 그들은 항상 술을 퍼마셨고, 가끔은 안개가 범람하는 김량천에 몸을 던졌다 안개를 몰고 다니던 신작로 가로등도 허기를 태워 불을 켜고 있는지 포장마차에서는 누구나 안개를 그냥 술처럼 마신다 흔들리는 불빛에 만취한 노래는 안개가 쌓인 둑방을 넘지 못해 김량천 너른 변에 서서 오줌을 갈긴다 일렬횡대로 웅크린 포장마차 불빛들은 안개의 생살을 찢고 나와 꽃상여처럼 두둥실 이따금 구겨진 담배꽁초들이 술 취한 언어와 함께 안개 속에 버려지고 그중 몇 놈은 욕설과 멱살잡이를 또 다른 몇 놈은 집어등(集魚燈) 같은 불빛을 따라 김량천 안개에 속살까지 흠뻑 적셨다
깊어가는 가을, 마음먹고 벼르던 설악, 내장, 주왕산의 단풍여행이나, 눈 시리도록 설렘을 안고 찾으려 했던 억새밭 산행의 기회를 놓쳤다 하여 크게 실망할 필요가 없다. 아주 가까이에 진한 가을정취에 취해 버릴만한 명소가 있기 때문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너무 지척에 위치함으로 과소 평가받기도 하는 경기도 유일의 도립공원인 남한산성으로 달려가 보자. 수난의 아픈 역사를 상기하며, 산성 돌담길 따라, 낙엽 즈려밟고 정상에 올라 이 땅의 미래를 기원해 보거나 취향과 분위기 쫓아 산성의 감추어진 보배를 찾아 행복해 지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를 느껴보며, 남한산성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를 확인해보길 바란다. # 만추의 여로 남한산성은 북한산성과 더불어 남북을 수호하는 산성으로 백제 온조시 축성한 산성으로 전해진다. 이후 신라영역이 된 후 문무왕 12년에 토성으로 축성하고, 주장성, 일장성으로 불려졌다. 조선조 광해군 이후 이괄의 난을 치룬 후 청나라 세력의 위협에 대비, 토성을 석성으로 개축 인조 4년(1626)에 준공하였다. 병자호란 당시에는 인조가 이곳에서 45일 동안 항전하다 항복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수어장대가 위
보다 집중력 있는 NGO활동을 주문하는 인터넷을 통한 자발적 시민운동단체 ‘수지시민연대(공동대표 강성구·이하 수연)’. 수연이 활동을 시작한 지 올해로 5년을 맞는다. 그동안 수연은 수지지역의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난개발에 따른 여러 가지 불편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 왔다. 수연은 수지 개발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인구가 급증하자 교통난, 환경문제 등 주민 불편이 가중화 되면서 지난 2002년 자연적으로 오프라인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개설된 수연 홈페이지에는 수많은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글들이 연일 올라 왔다. 수연은 오프라인 활동을 전개하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인터넷과 우편 등을 이용, 관련기관에 그 동안 민원 제기는 물론 직접 나서 서명운동, 공개토론 등도 펼쳐 왔다. 신분당선 연장선 조기 개통을 위해 실시한 서명운동에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수연 홈페이지를 들여다 보면 수지의 문제점들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인터넷 사이트가 되었다는 증거이다. 또한 기자들도 단골로 드나드는 인터넷사이트로 자리 잡았다. 그동안 강대표를 비롯한 수지시
△격조 높은 서비스를 우선으로 회 요리로 대표되는 일식의 가장 큰 매력은 먹는 즐거움과 보는 기쁨이 아닐까.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에 위치한 일식 ‘한일관’은 정갈하면서도 화려한 장식이 맛의 깊이를 더해준다는 통념에 딱 부합한다 . 먹고 보는 즐거움을 맘껏 누릴 수 있게 서비스하기 때문이다. 싱싱한 재료의 담백한 맛을 최대한 살려 ‘먹는 즐거움’을 주고, 화려한 형태의 식기 속에 연출되는 다양한 모양의 음식은 보는 기쁨으로 입맛을 돋운다. 회를 담을 때도 공간의 미를 충분히 고려한다. 무조건 많이 담는 게 아니라 색과 모양을 보기 좋게 다소 곳하게 담는 것이 한일관의 특징. 이성희 사장(38)은 좋은 재료을 확보해 주방장, 조리사 등과 함께 손맛을 더해 ‘한상’ 가득 채울 음식을 정성스럽게 완성시킨다. 한일관 특정식은 아침에 갓 잡은 싱싱한 모듬 생선회에 장어구이, 탕과 계절별 생선구이 생선초밥 새우튀김 등이 뒤따른다. 말만 잘하면 몇가지 서비스가 푸짐하다. 상 가운데 턱하니 놓인 커다란 접시 위에 싱싱하고 두툼하게 썬 생선회가 깔끔하고 보기좋게 정리돼 올라온다. 자연산 방어, 도미, 광어에 참치뱃살 등이 주재료로 보기만 해도 청정 바다의 싱싱함이 묻어난다.
파리의 뒷골목.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7명의 청소년들로 이루어진 서클 ‘야마카시’는 아무런 안전기구와 일체의 장비 없이 맨 손으로 도시의 고층빌딩과 출입이 금지된 건물 등을 타오르며 점핑, 건물 타기 등의 X-Sports를 즐긴다. 2001년 개봉한 영화 ‘야마카시’는 아무런 도구 없이 스피디하게 빌딩사이를 넘고 도시의 건축물들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모습으로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줬다. 아직 우리에겐 생소한 야마카시, 다소 위험하긴 하지만 스릴과 박진감이 넘치는 ‘야마카시’가 요즘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다. △ 익스트림스포츠, 야마카시 익스스트림스포츠(Extreme Sports)는 줄여서 X게임이라고도 부르는데, 극한이라는 영어 ‘extreme’에서 ‘X’를 딴 것이다. 익스트림스포츠는 신체부상, 심지어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갖가지 묘기를 펼치는 레저스포츠로 청소년을 중심으로 발전돼 왔다. 70, 80년대 미국 대도시에서 시작한 익스트림스포츠는 1993년 미국 스포츠 전문 케이블TV ESPN이 ‘X게임’이란 타이틀로 대회를 개최하면서 대중화되었다. 97년부터는 겨울철 종목만 따로 모아 겨울 X게임까지 열리고
“시의원 모두가 정당을 떠나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시민만을 생각하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길 바랍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시의회 상입니다.”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분위기를 돌아보면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수지지역에서 열린우리당 후보의 승리는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정당을 떠나 인간됨과 지역민들과의 끈끈한 신뢰관계만으로 당선된 인물이 있다. 시의회 대통합민주신당 당대표인 이우현 의원이 그 주인공. 수지구 신봉동에서 출생한 이 대표는 어린시절 넉넉지 못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부친을 여의고 중학교를 졸업한 후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그 때문일까. 이 대표의 외모는 시의회 어느 누구보다 강한 인상과 순수한 모습이 공존한다. # 출마 … 재선 어려웠던 어린시절, 이웃의 따뜻한 도움과 관심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이 대표는 성인이 된 후 개인사업 등을 하며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게 됐다. “어려서부터 경제적으로 나아지면 도움을 준 이웃들에게 꼭 보답을 하겠다는 다짐을 해 왔어요. 하지만 여유가 생기고 난 후 돌아보니 그 분들은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있었죠. 어떻게
환경이 도시개발의 주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과거 난개발시대에는 환경을 무시한 도시 개발이 이뤄졌으나 환경의 중요성이 역설된 이후 자·타의 형식으로 환경평가를 받는 등의 환경 우선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서 잘 알려졌던 ‘지율스님’의 천성산 터널공사 반대 또한 이러한 맥락의 일이다. 우리가 사는 지역인 용인 또한 마찬가지의 상황에 봉착해 있다. 난개발의 상징물이 된 수지지역의 무리한 개발의 여파는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환경 우선 정책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인 개발은 필요 하며, 그것이 우리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적당한 선에서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적당한 선’이 무엇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대안일 것이다. 현재의 환경보다 좋은 환경, 지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정도로 개선하는 것. 하지만 지난 8월 11일 환경부가 용인시에 통보한 목표치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4.1ppm은 그런 수준의 것은 아닌 것 같다. 수질오염총량관리제(水質汚染總量管理制)란? 지금 논란의
3100가구 규모의 주거지역으로 개발되고 있는 기흥구 중동의 어정가구단지. 공장을 오가는 화물차들과 조금이라도 싸게 가구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어정가구 단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무너지고 부서진 가구단지 건물 사이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주인을 기다리는 한쪽다리가 없는 견공의 모습이 무척이나 쓸쓸해 보인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의 서룡초등학교가 경기도중소기업청과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비즈쿨(BIZCOOL·경제·창업 교육)교육을 실시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비즈쿨이란 비즈니스(Business)와 스쿨(School)의 합성어로 학교 교육과정에서 비즈니스를 배운다는 뜻으로 용인지역 초등학교에서는 서룡초등학교가 유일하게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에 필요한 기초개념인 기업 및 기업가에 대한 이해와 창업, 그리고 경영 등을 현장체험과 함께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비즈쿨은 유럽에서는 초등학교부터 보편화 된 교육이다. 새로운 경제 교육으로 미래의 사업가를 양성하고 있는 서룡초등학교를 들여다 본다. △새로운 시대를 대비, 지식교육에 노력하다. 기업가 정신함양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일찍이 1919년부터 청소년에 대해 기업가정신이 교육되었고 EU도 미국 성장의 주요 원인을 기업가정신으로 분석하여 이미 초등학교부터 기업가 정신 교육을 의무화토록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사업구상부터 판로개척까지 학생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초등학생 비즈쿨은 경제활동의 자신
시사전문프로그램을 연예인이, 그 중 개그맨이 진행을 한다면 어떨까? 아마 십중팔구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다. 그저 재미있게만 보이는 개그맨이 시사프로그램의 딱딱함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할까. 하지만 요즘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시사프로그램의 진중함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가볍지 않게, 오히려 더욱 날카롭게 진행하고 있는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화제다. 이마에 일자눈썹을 그리고 한손에 야구방망이를 든채 “음메 기살어!”하며 달려 나올듯한 개그우먼 김미화씨를 만났다. △새 보금자리 용인에서 지난 달 29일 처인구 원삼면사무소. 이날 명사초정강연회에 특별한 손님이 왔다. 2개월 전 용인으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김미화가 특별 강사로 지역주민들과의 만남을 가진 것. 면사무소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강사라기보다는 그저 친근한 이웃 같았다. 사실 김 씨와 5살 연상인 남편 윤승호 교수는 이미 원삼면에선 유명인사다. 그들은 이미 지역주민들과 형님 동생하며 지낼 정도로 이웃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 “저희 친정아버지가 용인 신갈이 고향이에요. 그래서 어렸을 적 얼마동안은 용인에서 살았어요. 그때문인지 이사 온
# 용인에서 핀 시조의 꽃 요즘 세상에 시조라니? 그냥 시인이라고 해도 사람을 다시 쳐다볼 시대에 시조시인이라고 하면 박물관에서 나온 사람인가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막상 정수자 씨의 작품을 읽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현대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시어에 다만 시조의 정형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만 차이가 날 뿐. 사람들이 갖는 본연의 감성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었다. 정수자 씨(丁秀子·51)는 용인에서 출생해 1984년 세종숭모제전 전국시조 백일장 장원으로 등단한 이후 2003년에는 등단 15년 이상된 작가의 작품 가운데 한 해의 작품을 뽑는 중앙시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시와 수필을 꾸준히 썼던 것이 글 쓰는 힘이 됐다고. “수지초등학교 2학년과 3학년 때 학교 대표로 용인군내 백일장에 나갔어요. 용인초등학교 큰 플라타너스 밑에서 시제를 받아 글을 썼던 기억이 지금도 나요. 그땐 상을 못 탈까봐 부담이 컸는데 특선을 해서 어효선 동시집을 받았죠. 그 유명한 시인의 시집을 책으로 보게 돼 어찌나 감동을 받았던지 지금도 보관하고 있어요.” 신봉리 언덕 꼭대기에 살던 그는 개천에서 놀기도 하고, 광교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