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생활 48년, 대한민국 대표 아버지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버지 연기자라고 하면 누가 떠오를까. ‘부모님 전상서’의 중견배우 송재호를 떠올리는 건 기자만이 아닐 듯 하다. 우리가 무작정 그에 대해 친숙함을 느끼는 건 어쩌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그를 너무 오랫동안 봐와서가 아닐까. 그의 연기 경력만 48년째에 접어든다니 그럴만도 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카메라를 손에서 떼지 않았다는 송재호는 시나리오를 쓰고 싶은 마음에 동아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했고 보다 넓은 세상에서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에 자신이 자라온 부산을 등지고 서울로 무작정 상경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서울 충무로를 헤매던 중 우연히 먼저 연기생활을 시작한 동향 사람을 만나게 됐고 그의 소개로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킬 김기영 감독을 만나게 됐다. 충무로 고전다방에서 영화출연을 부탁하기 위해 대면한 자리에서 김 감독은 송재호에게 “뭐하러 왔어?” “영화하러 왔습니다” “내 영화 다 봤어? 공통점 못 찾았어?” “......” “내 영화에는 쌍커풀 없음 안돼”라며 거절했다. 이에 오기가 발동한 송재호가 얼굴을 바싹 들이대며 “째고 오면 되겠습니까?”라고 물었
김종경 (본지 편집주간) 봄보리 씨앗을 뿌린다 해가 바뀐 뒤 꽃을 심고 싶었지만 일용할 양식을 준비한다 안마당 두엄자리 파헤치고 퉁퉁 불어 버린 보리쌀처럼 둥글둥글해진 중년의 봄이 땀을 뻘뻘 흘리며 어린 시절 보리 고개를 기억하고 싶어 서너 평 추억을 경작하는 시간 배고픔마저 푸르게 출렁이던 그 해 봄, 겨우내 꽁꽁 얼어붙은 밭고랑 사이로 환하게 걸어오시던 이제는 늙어 마른 보리처럼 흔들리시는 어머니와 보리 싹처럼 파랗게 돋아난 아이들과 함께 푸른 꽃으로 피어날 보리밭을 꾹꾹 밟아 주고 싶다
돼지 축사를 미술관으로 변신 시킨 것으로 유명한 김이환 이영미술관장. 김 관장은 최근 이영미술관이 택지개발지구에 포함되면서 바로 인근에 미술관 부지를 마련, 새로운 터로 미술관을 옮겨 짓기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김 관장이 운영하던 영재농장을 모태로 태어난 이영미술관은 부인 신영숙 여사와 이름 한자씩을 따서 명명됐다. 이영미술관은 대지 8000여평에 3000여두의 돼지를 기르던 1100여평의 축사 규모를 갖고 있었다. 이영미술관. 우리나라 미술사에 하나의 획을 긋는 공간으로 유명했던 이영미술관은 그 소장 작품으로 인해 더 더욱 진가를 발휘했던 곳이기도 하다. 김 관장은 그곳에 민족혼을 그린 대화가 박생광 화백(1904~1985)의 작품을 중심으로 해서, 한국화단의 대표적 서양화가 전혁림, 국내에서보다 파리에서 더 잘 알려진 추상화가 정상화, 오랫동안 뉴욕에서 활동해온 조각가 한용진 등의 작품을 소장 전시 했다. 그러나 정작 김 관장의 진면목은 이 같은 겉모습에 있는 것이 아니다. 노화가 박생광과 나눴던 두 사람의 아름다운 관계는 세상의 어느 가치보다 높은 곳에 있음을 알게 된다. #미술관이 된 돼지 농장 스무해 넘게 공직
# 10년 만의 인터뷰 꼭 10년 만에 그를 다시 인터뷰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가 그의 나이 80세. 그러니 10년 뒤에 그를 다시 인터뷰할 수 있다는 것은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올해로 만 90세를 맞이한 원로시인 이기형. 그를 만나보니 80세 때 보다 더 강렬한 창작열정과 더욱 뜨거워진 민족애가 절로 느껴졌다. 솔직히 믿기지 않을 정도다. 백발이 성성한 원로 시인의 9번째 시집 (실천문학사)가 발간되자 문단은 물론 언론에서도 깜짝 놀라 그를 주목했다. 4년 전 시집 를 발간했을 때도 그랬는데. 어쩜 그의 마지막 시집이 될 지도 몰랐을 그 때의 시집보다 더욱 농익은 에서는 통일에 대한, 민족에 대한 그의 염원이 더욱 뜨겁고 진지하게 느껴진다. 다만 10년 세월속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맞벌이 부부인 교수 아들 때문에 거처를 한적한 용인에서 복잡한 서울로 옮겼다는 것과 법률회사에 다니는 변호사 며느리를 맞아 예쁜 두 손녀딸을 보아 식구가 늘었다는 점이다. 또 남북관계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몇 차례 고향인 북한을 방문했고, 아직도 남북한 작가를 통틀어 최고령 통일시인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진보진영의 큰나무 같은 정신적 지도자
70년대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잘살아 보세’를 외치는 새마을운동과 국가경제 부흥. 유신반대 독재타도에서 ‘10·26’ 신군부 등에 이르기까지 지난 흑백필름을 돌리듯 아련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이런 시대를 함께 겪은 오래된 친구들과 옛 추억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 온 소꼽친구, 논두렁 길을 걸으며 우정을 키운 초등학교 친구들, 사춘기를 함께 겪은 중 고등학교 친구, 철들어 만난 속 깊은 대학 친구, 사회에서 만난 마음 맞는 친구들과 추억의 음악들을 라이브로 들으니 새삼 오랜 흑백영화 같은 추억이 떠오른다. 직접 노래도 불러보고 술 한 잔에 오랜 추억들을 얘기하다 보면 지나온 세월 같이 시간은 빠르게도 흘러간다. 사진은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대대리 한터저수지에 위치한 라이브카페 쉘브르.
필란드의 유명작가 아르토 파실린나의 《기발한 자살여행》이 요즘 인터넷에 자주 보인다. 제목만 봐서는 전혀 읽고 싶지 않은 소설이다. 그러나 요즘 유명 여성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 때문에 독자들의 서평에 눈길이 머문다. 내용의 줄거리는 ‘어떤 두 남자가 각각 자살을 하기 위해 헛간에 갔다 우연히 만난다. 이들의 황당한 만남은 자살모임이라는 엉뚱한 발상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자살을 위한 단체여행을 떠나지만, 죽기 위해 출발한 그들이 결국 살아야 한다는 희망을 안고, 원래의 삶을 향해 되돌아온다’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라고 한다. 어느 심리학자는 자살을 ‘자기로부터의 도피(escape from self)’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높은 현실과 이상간의 괴리감 때문에 고통에 빠지면 자기(self)로부터 탈출(escape)을 꿈꾼다. 그 방법론 중 하나로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다. 2005년 한 해 우리나라 자살자들이 1만4000명이란 보도가 있었다. 하루 평균 3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고, 자살률은 10만 명 당 24.2명이다. 그 결과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얻었다. 요즘 우리나라의 걱정거리중 하나가 확산이다. 베르테르 효과는 동조자살(
# Prologue…8개월 동안의 의정활동 “학창시절부터 스스로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어느 곳에 가던 그곳에서 가장 올바르게 생활하는 분을 꼽아 닮기 위해 노력하기로 다짐 했죠.” 용인시의회 김정식 운영위원장이 밝힌 생활신조다. 8개월여의 의정활동을 경험한 김 위원장은 “밖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다른 현실을 경험한 시간이었죠. 주민들에게 칭송받고 있는 선배의원들의 모습을 배우려 노력하는 중이죠”라며 소감을 밝혔다. 초선의원으로 운영위원장에 선출 됐지만 주민들을 만나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의정활동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기흥구에서 17대를 대대로 살아온 덕에 지역 주민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집안 어르신 또는 가족 같아 처신이 더욱 어렵다는 것. “상위법 적용으로 인해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런 실상을 알지 못해요. 허울 좋은 지방자치라는 생각도 들지만 선거를 통해 주민들의 대표로 선출된 만큼 책임감이 더욱 크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중간, 민원인들이 김 위원장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시가 조치한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달
현대 사회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수많은 인간관계에서 빚어지는 문제들은 심신을 괴롭게 하고 우울감과 정신적인 피로를 가져온다. 현대인들의 높은 스트레스 지수는 공황장애, 불면증, 우울증 등의 증상들을 불러온다. 이러한 증상들은 꾸준한 상담과 치료를 요구한다.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신갈오거리 수국한의원(원장 권현영). 오늘도 이곳에서는 마음 속 ‘병’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 마음 속 ‘화’를 삭히지 못하는 사람 등등. 이들은 수국한의원에서 정신적인 상담과 함께 기 치료와 침 치료로 심신을 안정시켜 나간다.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온몸이 이유 없이 아프거나, 팔다리가 아프거나, 가슴이 아프는 등 꼭 신체의 질병처럼 보이는 마음의 병이 바로 화병이다. 특히 화병은 분노의 감정을 오랫동안 억제한 결과로 나타나는 질병이다. 화병이 다른 신경성 질병과 다른 독특한 증상은 가슴 한가운데와 명치끝이 답답하면서, 여기에 무엇인가 뭉쳐져 있는 듯한 느낌과 무엇인가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또 자주 한숨을 쉬고 얼굴에 열을 받은 듯이 화끈한 느낌이 올라온다. 세계 불
최고 수준의 공연을 자랑하는 경기도문화의전당을 비롯 성남아트센터, 안산문화예술회관 등이 새봄 3월을 맞아 화려한 공연들로 관객을 유혹한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대형 뮤지컬 명성황후의 뒤를 이을 대형 역사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가 경기도 문화의전당 기획으로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것을 비롯 독일 현대음악의 자존심으로 일컬어 지는 뮌헨 챔버 오케스트라가 성남아트센터에서 최초 내한 공연을 갖는다. 또 최근 고구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의 대표적 안무가 국수호가 15년을 준비한 대작으로 춤극 ‘고구려’가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무대에 오른다. 새봄 가족과 함께 볼만한 공연을 소개한다. ▲경기도문화의 전당 경기도문화의 전당은 3월 15일부터 22일까지(평일 오후8시/주말 오후4시)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과 이를 건축한 정조대왕의 꿈과 사랑을 다룬 대형 창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다. 도 문화의전당이 제작한 이 작품은 우리나라 예술계의 거장들이 함께 만들어 더욱 주목을 끄는 작품으로 ‘오구’로 유명한 이윤택이 연출을, 경기도립국악단의 김영동 예술감독과 작곡가 강상구가
절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를 통해 목사의 꿈을 안고 자라서인지 최요한 담임목사의 목회인생은 다른 목회자보다 색다른 점이 많다. 어머니가 결혼 후 6년간의 기도 끝에 최 목사를 얻고 ‘아들을 주의 종으로 키울 것’을 서원했다. 그 기도대로 그는 흐트러짐 없는 목사가 되기 위해 40일의 금식기도를 세 번이나 마친것 또한 그 특징 중 하나다. 최 목사는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선교회의 사명을 이룰 것”이라며 교회가 추구하는 세가지 목표를 설명했다. 북한선교에 집중하고 신세대 청소년을 선도, 붕괴되어 가는 가정을 바르게 세워주는 것이 최 목사와 비전교회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평양과학기술대학을 지원하고 앞으로 중국에 영농단지를 개발해 식량을 북한에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계획 중입니다.” 그는 전 교인들을 복음에 앞장서는 셀 리더를 양육하고 1000셀을 이뤄 북한선교의 비전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한 청소년들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이것과 더불어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가정을 이뤄가도록 기도하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자살이 유행처럼 번지는 등 신세대들이 자기 가치를 추구하지 못하고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글·조선일보 배한진 기자 탤런트 시험을 보는 친구를 따라 갔다가 친구는 떨어지고 자신이 합격했다는 연예인도 있다. 처음에 의도 했던 발명품을 개발하다가 엉뚱한 결과로 더 큰 발명품이 나오기도 하고, 길을 잘 못 들어선 탐험가가 생각하지도 않았던 고대 유적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생의 ‘우연’을 설명하는 사례들은 무수히 많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연이란 건 곧 필연이다. 친구를 따라 갔다가 탤런트가 됐더라도 타고난 기질이 없으면 불가능한 얘기다. 엉뚱한 결과로 얻어진 발명품이라도 그간의 과정에 엄청난 노력이 들어갔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우연히 고대 유적을 만났더라도 고고학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그게 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번에 만난 사람 청해당 이제학(57)씨가 그렇다. 그는 용인의 대표적인 향토 ‘산수(山水)꾼’이다. 용인의 이름 없는 산 구석구석에서부터 수 천년을 쉼 없이 흘렀을 시골의 도랑물까지 그의 발자취가 닫지 않은 곳은 드물다. 게다가 어디라고 이름만 대면 그곳에 대한 유래와 전설까지 줄줄이 쏟아져 나오니 그는 참으로 귀하고 또 귀한 사람이다. # ‘용인 산수이야기’ 탄생 그가 용인의 산수꾼이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