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마트료시카 이설야 나는 몇 개의 거울을 들고서 달렸다 똑같은 것들이 슬퍼보였다 죽은 지 오래된 얼굴들은 더 안쪽 깊은 곳에 있다. 이설야는 1968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2011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고산문학대상, 박영은 작품상을 받았다. 「마트료시카」는 러시아의 나무로 깎은 인형인데 인형 속에 인형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러시아 여행객은 이 목각인형을 하나씩은 사가지고 귀국 한다. 이설야의 서정적 자아가 마트로시카에 투영된 시로 분열된 자아가 있음을 고백 한다. 똑 같아서 슬퍼 보이는 인형은 곧 그녀 자신이다. 죽은 자들을 모두 기억 한다. 기억의 깊은 곳에 있는 죽은 자는 오래 전에 죽은 자이다. 창비 간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중에서. 김윤배/시인
맛있는 호주식 브런치·디저트의 천국 [용인신문] 줄 서는 보정동 대표 맛집 신포리 주꾸미에서 맛있게 매운 주꾸미로 식사를 마치고 입안이 얼얼한 채로 커피 마시러 어디로 가볼까 하다 바로 뒤편에 위치해 있어 기대 없이 들어간 ‘라트로브 151’. 2층 가정집을 개조해 친근한 분위기이지만 요즘 새로 신축해 오픈한 카페들에 비하면 얌전한(?) 외관에 사전 정보도 전혀 없어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독특하면서도 예쁜 모양새를 자랑하는 빵과 케이크들이 매장 한편과 쇼케이스 안에 가득 자리 잡고 있어 깜짝 놀랐더래요. 많은 메뉴 중 어렵게 골라 주문한 뒤 매장을 둘러봤는데 구석구석 아기자기 잘 꾸며져 있었고 빈티지 가구들과 곳곳에 잘 어울리게 걸려있는 그림들은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었습니다. 초콜릿과 마시멜로가 주메뉴라 단맛이 지나칠 거라 예상되었지요. 그런데 색감이 뛰어나 골라본 로키 로드는 기분 좋은 적당한 단맛에 반해 버렸어요. 플레인 스콘도 전문점에 뒤지지 않아 다른 종류도 모두 맛볼 예정!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방문해 식사를 했는데요.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한 크랩 미트 칠리는 좋아하지 않는 고수까지 함께 잘 어우러져 한 접시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한동안 뚝 떨어졌던 입맛이 살아났습니다. 면부터 소스까지 다 적당했던 크림 파스타도 마음에 쏙, 오래 줄 서 맛봤던 유명 식당보다 더 높은 점수 주고픈 에그베네딕트까지 자꾸 생각이 나네요.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을 것 같은 ‘라트로브 151’. 극강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당근 케이크와 레밍턴은 다음번에 꼭 맛보려구요. 더위도 물러간 날 좋은 9월, 공기 맑고 바람 좋은 날 루프탑에 앉아 맛있는 호주식 브런치와 디저트 즐기러 한번 다녀오세요.
문성중 다보스병원 이비인후과장 [용인신문] 의학칼럼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끝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가을이 다가오면서 코막힘 및 비염, 콧물 등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코막힘이나 비염은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환절기에는 더욱 심해져 생활에 불편함을 주곤 하는데 이런 경우 제대로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막힘 등을 가벼운 증상으로 여기거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생각해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비중격만곡증이나 비밸브협착증 등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해 일상생활에 더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비중격만곡증은 성인 10명 중 7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코 질환으로 코 중앙에서 수직으로 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벽인 비중격 연골이 C자, S자 형태로 휘어진 경우를 말한다. 심한 경우 코골이, 두통, 수면장애 등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비밸브협착증은 콧속에 공기가 흐르는 좁은 통로인 비밸브가 좁아져 발생하는 증상으로 코막힘과 축농증, 안구통 등을 유발한다. 이러한 코의 구조 문제로 인한 증상이 있다면 약물치료로는 한계가 있기에 수술을 통해 콧속의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 비중격만곡증은 휘어진 연골과 뼈를 바로잡는 수술 외에 치료 방법이 없다. 비중격 교정술은 비중격 점막을 절개해 휜 연골 부분과 뼈를 절제해서 바르게 펴는 수술이다. 비염이 심하거나 하비갑개비후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함께 교정이 가능하다. 잘라낸 연골은 콧등, 코뼈 성형이나 비밸브 재건술 이식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만약 외비 변형이 있거나 최상단 또는 말단 비중격이 심하게 휘어졌을 땐 기능 코성형 등 좀 더 복잡한 수술이 요구된다. 비밸브에 기능적 이상이 생겨 비염, 코막힘, 코골이 등 문제가 발생한 경우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비밸브재건술이 있다. 비내시경검사와 3D CT 등을 통해 좁아진 부위가 내비밸브인지 외비밸브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개인별 코 구조에 맞는 연골 삽입 및 재배치, 자가 조직 이식 등 수술이 시행되어야 한다. 외관상 보이는 코의 모양이 직선으로 잘 뻗어있다 하더라도 평소 숨쉬기 답답함을 느끼거나 한쪽 코가 막히는 등 증상을 보인다면 비중격만곡증, 비밸브협착증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코의 기능적인 이상을 느끼게 됐다면 이비인후과에 방문해 해당 증상의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합한 치료를 시행해야 만족도가 높아진다. 특히 일반적인 약물치료와 증상 완화만을 위한 치료는 일시적인 증상 호전만 기대해 볼 수 있으며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는 어렵다 할 수 있다. 만약 코성형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비인후과에서 기능적인 부분과 미용적인 부분을 함께 수술받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장기요양기관 우수종사자들이 지사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용인신문]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동부지사(지사장 임순옥)는 지난 6일 지사 회의실에서 장기요양기관 우수종사자 표창 및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장기요양 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해 우수종사자로 선정된 용인노인전문요양원 이은화(이사장 표창), 샤인빌시니어스(주) 김나리, 제일너싱홈 이석경, 예원요양원 이윤재(이상 지역본부장 표창) 등 4명이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이어진 간담회를 통해서는 장기요양 현안 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기관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임순옥 지사장은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요즘 일선에서 수급자를 돌보는 장기요양기관 종사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 공단은 장기요양기관 종사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대국민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신문] 지금 한국 정치는 대선 연장전을 치르고 있다. 8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77.77%의 압도적인 몰표로 민주당 대표에 선출되어 정치의 중심에 섰다. 지난 대선에서 0.73%, 24만 7077표를 더 얻어 가까스로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 정권의 입장에서는 무척 신경 쓰이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김대중 총재 이후 그 어떤 대표도 갖지 못했던 당 장악력을 갖게 되었다. 여권의 입장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22대 총선공천권을 행사하고 선거에서 승리한 후 다음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악몽일 것이다. 이 대표를 향한 사정의 칼날은 그래서다. 민주당은 사정의 칼날을 각오하고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으로 이재명을 선택했다. 현실적으로 윤석열 정권은 민주당의 동의를 받지 않고서는, 정확히 이재명이 동의하지 않으면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킬 수 없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를 축출하면서 당을 윤석열 체제로 재편하여 22대 총선에 임하기로 방침을 굳힌 듯하다. 이준석 대표는 정진석 비대위에 대한 가처분 신청과 여론전으로 결사 항전의 의지를 행동에 옮기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리위를 통해 이준석을 제명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그랬다. 유승민을 배신자로 낙인찍어 축출하고 진박(眞朴)을 자처하는 맹목적 추종자들을 대거 공천했다가 총선에서 패하고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 소추되어 파면되었다. 영남권 맹주라는 엄청난 정치적 기반을 갖고서도 박근혜는 몰락을 자초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여권의 권력투쟁은 이름만 유승민에서 이준석으로, 진박에서 윤핵관으로 바뀌었을 뿐 본질은 똑같다. 문제는 여권 핵심부의 시나리오가 과연 성공할 수 있느냐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지역적 기반이 없다. 정치적 기반도 검찰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70명이 넘는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윤 대통령에게 빚진 게 없다. 이준석이 거칠게 쫓겨나면 동정론이 팽배할 것이다. 시간은 이준석 편이다. 그는 아직 37세에 불과하다. 이준석에게는 청년의 지지라는 미래지향적인 자산이 있다. 이것은 윤 대통령은 물론 국민의힘 주류세력이 갖지 못한 훌륭한 자산이다. 현재 국민의힘 주류는 이러한 객관적 사실조차 외면하고 있다.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이재명은 169석이라는 절대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 대표이고 국회 발언권이 대통령보다 더 큰 정치인이다. 사정 정국을 주도하는 권력의 의도대로 간단히 제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역대 거의 모든 정부가 사정을 통해 정치권을 재편하려 했으나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권력을 잡으면 어김없이 사정의 유혹에 빠진다. 권력을 잡으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천박한 인식이 저열한 정치를 불러온다. 지금 서민 생활은 죽지 못해 사는 막막한 실정이다. 이 와중에 대통령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 참여 문제로 구설이 있었다. 조문을 하는 것을 탓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과 외교부는 엘리자베스 2세의 공백이 불러올 영연방 국가의 이탈과 군주제 폐지 여론에 대한 대책은 세우고 있는지 궁금하다. 엘리자베스 2세의 서거는 단순한 군주의 죽음이 아니다. 19세기 전반과 20세기 초반에 걸쳐 영국 제국주의가 전 세계에 뿌려놓은 식민지 질서가 완전히 해체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일랜드는 여전히 분단국으로 남아 있어 통일을 향한 행동이 구체화 될 것이다. 스코틀랜드 독립도 수면 위로 떠 오를 것이다. 미-중 패권 경쟁도 마지막 10년을 남겨두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의 일방적인 승자는 없을 터지만, 미국의 패권이 현저하게 약화 될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엄중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대화 정치는 실종되었다. 윤석열과 이재명은 대선 연장전으로 치닫는 정국을 끝내고 ‘민생과 국익’이라는 화두를 놓고 일단 마주해야 한다. 저열한 보복정치는 이제 끝내는 것이 서로에게 유익하다.
[용인신문] 김주익 박창배 용인특례시는 ‘제32회 용인시 문화상’ 문화부문 수상자로 박창배 용인전통연희원 대표를, 예술부문 수상자로 김주익 (사)한국미술협회 용인지부 회장을 선정했다. 용인시 문화상은 문화예술도시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지역 예술인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1991년 제정돼 매년 수상자를 선정해 발표한다. 오는 30일 ‘제27회 용인 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시상할 계획이다. 문화부문 수상자인 박창배씨(40세)는 잊혀져 가는 전통 풍물놀이를 발굴하고 지역의 문화유산과 연계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희문화를 보급·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용인의 민속놀이인 ‘용구놀이’를 소재로 청소년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하손곡 마을(수지구 동천동의 옛 지명) 두레풍물놀이를 재연한 ‘동천마을 이음축제’, 전통연희행사 ‘곰뱅이트다’ 등 시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전통문화 축제를 개최했다. 예술부문 수상자 김주익씨(62세)는 국내·외 전시활동은 물론 미술 재능 기부 및 문화 예술단체 활동으로 시의 미술문화 발전에 공헌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해 기흥역 역사 하부 잔디광장에 미술 조형물을 전시했다. 또 지난해부터 경기도 문화의 날 문화예술지원 프로그램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용인신문] 시민들의 사연과 신청곡으로 만들어지는 맞춤형 앙상블 토크콘서트가 오는 24일부터 11월 5일까지 용인시 3개구에서 열린다. 피아니스트이자 공연기획자 성정화가 주최하는 용인 ON AIR ‘마음을 읽어드립니다’는 경기도와 용인특례시, 경기문화재단과 용인문화재단이 후원하는 행사이다. 전회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이 행사는 용인시민의 사는 이야기를 서로 공감하며 위로받을 수 있는 공연으로 내가 사는 동네에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일상 속 문화생활 콘텐츠다. 공연은 △오는 24일(토) 11시 울트라커피(수지구 죽전동) △오는 26일(월) 11시 모현도서관(처인구 모현읍) △10월 15일(토) 17시 30분 남사도서관(처인구 남사읍) △10월 22일(토) 10시 30분 동백도서관(기흥구 중동) △10월 29일(토) 11시 보라도서관(기흥구 보라동) △11월 5일(토) 11시 포곡도서관(처인구 포곡읍)이다. 프로그램은 시민들이 신청한 사연과 신청곡으로 만들어지며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이루어진 ‘더 라이브’팀의 연주와 더불어 관람객과 소통하는 토크콘서트 방식으로 약 60분간 진행된다. ‘더 라이브’는 피아니스트 성정화가 리드하는 앙상블로, 바이올리니스트 류성진과 김은정, 비올리스트 유동훈, 첼리스트 이윤희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전국을 돌며 많은 공연을 진행해온 ‘더 라이브’는 뛰어난 연주 스킬과 다채로운 음색을 선보이고 있으며, 섬세한 완급조절로 한음 한음 전율을 느끼게 하는 실력파 앙상블이다. 사연 신청은 공연담당자에게 문자전송 및 공연 포스터 내 QR코드 스캔하거나 해당 링크를 통해 신청할 수 있고, 각 공연당 선착순으로 여덟팀만 공연일로부터 일주일 전 일요일 자정까지 신청할 수 있다. 관람은 신청자 이외에도 자유롭게 가능하다. (신청링크 http://m.site.naver.com/10I3w) 사연 내용은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요즘 나의 고민, 자랑하고 싶은 이야기, 이웃에게 공유하고 싶은 우리 동네 이야기나 꿀팁 등 다양한 주제 중 한 가지 사연과 함께 신청곡을 한 곡씩 신청하면 된다. 신청곡은 가요, 영화 및 드라마 OST, 팝송, 재즈, 클래식, 동요, 가곡 등 장르 상관없이 신청가능하다. (공연담당자: 010-8451-6456)
[용인신문] 이종구 시인은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는 ‘라이더’다. 그전엔 택시운전사였다. 올해 61세를 맞은 그가 첫 시집 『태어난 새는 날아야한다』 (시산맥)을 펴냈다. 이종구 시인의 시는 세월호 참사와 5.18민주화운동 등 민족과 역사를 아파하는 현실참여 시로부터 가족을 향한 포근한 사랑, 불교적인 깨달음의 시편 등 매우 다양하다. 20대 초반부터 시작된 시 쓰기였으니 40년 동안 시적 변용은 당연히 일이다. 그가 살아온 세월도 녹록지 않아 그간 거쳐 온 직업만도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시동을 켜면 나는,/ 허파나 심장에 깃들었던 내 생각을 지우고 빈 차가 됩니다// 애초에 목적지 없이 길을 나서니/ 당신이 가는 곳이 곧 나의 목적지가 될 터인데/ 지금 내 마음은 비어있으니 빈 차가 되었지요 (…중략…) 그대가 내 생각에서 내리면/ 나는 다시, 깊은 마음에서 당신 생각을 내려놓은/ 빈 마음, 빈 차가 되어 당신을 기다리게 되겠지요// 오늘도 나는 빈 마음으로 운행을 시작합니다.- 「택시, 운행을 시작하면서」 전문 이종구는 초등학교 졸업 후 14살 때 일당 500원짜리 ‘타일 데모도’로 건설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공부가 하고 싶어서 중학교 영어 첫걸음과 수학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틈나는 대로 공부했다. 1978년, 서울대 학생들이 운영하는 서둔야학에서 공부하며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80년 전두환 시대, 불온야학으로 낙인찍혀 폐교되는 바람에 공부를 중단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얻었다. 이후 수원과학대에서 행정 전문학사 학위까지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대원불교대학에서 불교학 공부도 했다. 이종구는 수원문화원 소속 등불동인회, 노작 문학연구회, 용인문학회, 수원민주문화운동연합 문학분과 등에서 활동하며 문학의 꿈을 키워 나갔다. 한때 큰 부상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가갔으나 치열한 삶으로 단련된 정신력이 그를 다시 살려냈다. 지워지지 않는 얼룩으로/ 락스 통에 담가 놓은 걸레들/ 꽉 짜보면 눈물 나지 않는 걸레가 없다// 담벼락에 기대어 서 있는/ 바싹 마른걸레도/ 뼈마디 관절마다 파스 안 붙인 곳이 없다. -「걸레를 빨며」 전문 “저 스스로 잘 쓰지는 못한다고 생각해요. 시 쓰는 일을 평생 해왔음에도 생의 이력을 시속에 담아내지 못했지요” 얼마 전 배달일 도중 만난 이종구 시인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니다. 아니다. 시인이여! 나는 당신의 삶과 시에 경의를 표한다. 잘 살아왔다. 좋은 시를 썼다. 이 시집이야말로 결코 편치 않은 세월을 살아온 많은 사람에게 위로가 될 것이기에…. 김우영(시인)
[용인신문] 심곡(深谷)서원 추계 향사가 1일 심곡서원에서 있었다. 수지구 상현동에 위치한 사적 제530호인 심곡서원은 조선 중종 때 사림의 지지를 바탕으로 도학 정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정암 조광조(1482~1519) 선생과 학포 양팽손(1488~1545) 선생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심곡서원은 1650년(효종 1년)에 조광조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매년 음력 2월과 8월에는 향사(享祀)를 지내고 있다. 향사는 돌아가신 분의 넋을 기리며 음식을 바쳐 정성을 표현하는 의식이다. 이상일 시장은 “정암 선생은 나랏일을 자기 집 일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정암의 개혁 정신을 우리 시대에 맞게 잘 이어받아야 한다”며 “용인특례시 공직자들도 시민들을 위한 행정서비스를 자신의 일인 듯 여겨서 최선을 다해 일해주길 바란다”며 정암 조광조 선생의 정신을 기렸다. 이 시장은 행사에 참석한 문정중학교 학생들에게 “전통의 소중함과 가치가 희미해져 가는 요즘 심곡서원이라는 문화유산이 용인에 있다는 것은 큰 자랑”이라면서 “미래의 주인공인 학생들이 용인의 소중한 역사를 잘 지켜 나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음 박희진 어둠은 하늘에서 무덤들 잔디 우에 나리어 오고 하늘에 다시 청홍의 꽃초롱 아련히 켜지면 무덤들 잔디 우에 하늘은 고운 꽃이불 되어 어둠을 덮노라 박희진(1931~2015)은 경기도연천에서 태어났다. 1955년 『문학예술』로 등단했다. 대한민국예술원 문학분과 회원이었으며 2000년에 상화시인상을 수상했다. 「우음」은 서러운 서정시다. 어둠은 하늘에서 잔디 위에 내리고 하늘에 별들이 살아나면 하늘은 무덤들 잔디 위에 고운 꽃이불로 어둠을 덮는 다고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신구문화사『한국전후문제시집』1964, 중에서. 김윤배/시인
[용인신문] GS25와 GS더프레시가 단독으로 출시한 ‘박재범 소주’가 출시 일주일 만에 20만 병이 완판되었다. 발매 몇 달이 지난 지금도 한 번 입고량이 매장당 4병 정도라서 예약제나 재고 확인 앱을 통해 1인당 한 병만 구매할 수 있다. 스타 마케팅과 숙성된 증류주라는 차별성에 20~3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CU의 ‘백걸리’, 세븐일레븐의 ‘임창정 막걸리’ 등등 출시상품이 줄을 잇고 있다. 스타성보다는 참신하고 진정성 있는 상품이 애주가들의 환호를 받을 것 같다. <글·사진: 황윤미 본지 객원사진기자>
[용인신문] 용인실버예술인연합회(회장 차진복)가 3일 오후 용인중앙시장에서 용인에 내려오는 전통세시풍속 네마당 공연 가운데 두 번째 마당인 ‘용인 호미씻이’를 공연해 중앙시장을 찾은 시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행사는 용인실버예술인연합회와 용인세시풍속연구회(회장 김연희)가 주최하고 용인 타맥놀이보존회, 용인 호미씻이 보존회, 용인 신 강강수월래 보존회, 용인 답교놀이 보존회가 주관했다. 경기도문화의달 보조사업으로 치러지는 이 행사는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별로 네마당 행사가 기획됐다. 이번 공연은 여름 공연으로 두 번째 마당이었다. 봄의 타맥놀이 공연이 다소 늦어져 지난 7월에 공연된 데 이어 이번에 호미씻이 여름 공연이 펼쳐졌고, 이어 10월에는 강강수월래가 가을 행사로 치러지며, 12월에는 답교놀이가 겨울 행사로 펼쳐질 계획이다. 장소는 모두 용인중앙시장에서 개최돼 민속예술과 전통시장이 어우러지는 한판 멋진 향연의 장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 선보인 용인 호미씻이는 처인구 백암면 용천리에서 전승됐다. 호미씻이는 호미로 김매는 작업의 고통을 씻는다는 뜻이며 논매기와 밭매기가 끝나는 시점에 농민이 모여 놀던 농경세시 가운데 하나다. 백중 놀이 호미씻이는 농민들이 휴한기에 벌이는 축제로 농부로서는 대단한 행사였다. 백중은 음력 7월 15일로 농부들이 봄부터 여름까지 일을 하다가 일손을 내려놓고 한바탕 놀던 여름철 명절이다. 논매기는 무더운 여름날 하는 매우 힘든 노동이었기에 앞소리꾼이 앞을 매기면 뒷사람이 후렴을 받으며 주거니 받거니 고된 노동을 이겨냈다. 세벌매기가 끝나면 윗마을 아랫마을 두레패들이 서로 양보할 것을 요구하며 한바탕 놀이 싸움을 벌여 상대의 농기 끝에 꽂혀있는 장목을 먼저 뽑는 팀이 이기게 되고 지는 팀이 백중날 음식을 장만하게 된다. 백중날 호미를 씻는 일을 호미씻이라고 하며 한자로는 세서연(洗鋤宴)이라고 한다. 백암 논맥이 소리는 용천리 차용성 선생이 그 기능을 보유했고 그의 아들인 차진복 용인 호미씻이 보존회 회장(실버예술인연합회 회장)이 이어받아 백암지역의 향토민속놀이를 지키고 보존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번에 행사를 마련한 용인실버예술인연합회는 2021년 10월에 창립했다. 60세 이상 회원 200여명으로 구성된 실버예술인연합회는 지역사회에 문화예술로 봉사하고 전통을 계승하는데 보람을 느끼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부회장 이정자씨를 비롯해 무용분과(정해랑 분과장), 풍물분과(배정임 분과장), 민요분과(박상규 분과장), 장구분과(현영희 분과장), 기악분과(김동현 분과장)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용인백암농악보존회, 용인나라사랑예술단, 한얼무용단, 시우터풍물단, 용인장구누리단, 소리벌예술단, 소리모아예술단, 하모사랑예술단. 다누리악단, 서한우버꾸춤보존회, 밝달문화예술원, 용인민요연구회 등 12개 단체가 소속돼 있다.